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고 지도하는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직업적 특성 탓에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를 만나곤 한다. 만남 자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도에 대해 묻고 답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보니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보람과 기쁨이 실로 크다. 항상 진로와 진학, 산업계 동향 등과 관련된 최신 정보들을 수집하며 공부할 수 있어 한곳에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하고 이를 통해 얻은 정보나 지식을 학생, 학부모와 나눠 그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어 또 한번 보람을 느낀다. 오늘은 한 어머니가 정성스레 써주신 감동의 편지를 독자들과 나누며 그 유쾌했던 기분을 다시 떠올려보고자 한다.
무조건 공부 강요, 잘하는 것일까? 편지를 써준 분은 고3, 고2 남매를 키우고 있는 두 아이의 어머니다. 어머니는 조기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에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학습지를 시키거나 책을 읽어주며 공부하도록 했고, 현장학습도 나름 많이 다니며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키웠다고 자부했다. 큰아이는 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했고 학습지도 잘 풀어서 기대에 부응해주었지만, 작은아이는 동적인 활동에만 관심이 많고 책과 학습지를 싫어했다. 그 때문에 큰아이는 공부도 어느 정도 하고 본인 앞가림도 잘해 걱정이 없지만 작은아이는 모든 면에서 늘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작은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로 시험기간마다 요점정리도 해주고 옆에 앉혀가며 문제풀이도 해주었지만 그럴 때마다 아이와 엄마의 사이는 점점 악화될 뿐이었다. 공부를 시킬 때면,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엔 공포가 가득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작은아이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들으러 갔다가 어머니는 강사가 하는 말에 충격을 받게 됐다. 아이와 부모 간의 갈등이 심한 구조에서는 아이에게 성장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생각과 교육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꿈을 찾는 탐색과 실현 위한 동기부여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도 아무것도 모르겠고, 어떤 생각도 들지 않는다”는 아이의 말에 어머니는 공부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만 했다. 대신 공부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줘야겠다는 결론에는 도달했으나 어디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좋을지 막막했다. 부모로서 아이의 진로도 찾아주고, 스스로 역량을 강화시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어떤 길로 어떻게 인도해야 하는지 막연하기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