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교육부는 학교 진로교육 목표와 성취기준을 제시했다. ‘학생 자신의 진로를 창의적으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살아가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정답을 알지는 못한다.
진로진학상담교사 역량이 교육의 질 결정 2011년 3월부터 전국적으로 진로진학상담 교사가 배치되기 시작한 후로 학교는 진로교육 열병을 앓는 중이다. 1기 진로진학상담 교사들은 2010년 12월부터 2011년 8월까지 600시간의 연수를 거치면서 앞날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누구도 정확한 방향을 가르쳐주지 않는 ‘진로교육’이라는 새 항로를 개척했다. 처음 진로교사로 배치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것은 ‘용병이 되어야 한다’였다. 그래서 첫 번째로 시작한 ‘진로 수업’을 위한 자료 만들기는 많은 것을 배우게 한 작업이었다. 새로운 자료를 만들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작업이어서 우선 있는 자료들을 모으고, 그 자료와 가장 잘 매치될 수 있는 동영상을 찾아서 수업자료를 PPT로 만들어 실제 수업에 적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진로활동 자료를 나눠주면 “꼭 해야 하나요?”, “이런 건 해서 뭐하나요?”라던 아이들이 이제는 활동지를 나눠주면 자연스럽게 펜을 꺼낸다. 아이들의 집중도가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보듯이 학교 진로교육은 역시 진로교사의 역량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생각이 다시 들면서 학교 진로교육을 맡은 진로교사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이러한 진로교사들의 마음이 모여 경기도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에서는 현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진로활동의 필요성에 따라 진로교육 목표와 성취기준에 따른 진로활동 워크북을 중·고등학교 학년별로 6종을 개발했고, 진로활동을 맡은 많은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학부모의 진로 마인드 변화 이끌어야 두 번째로 학교 진로교육을 위해 시도한 것은 학부모 교육이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진로지도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지난해부터 6회 82시간 실시했고, 약 350명 정도의 학부모가 10시간 이상의 학부모 교육을 수료했다. 학부모 교육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아이들의 진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학부모의 진로 마인드가 변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진로교육은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지역사회의 진로교육 마인드 제고를 위해 필자가 속한 수원시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에서는 중학생을 위한 ‘행복한 진로진학 한마당’을 기획했다. 수원시의 예산 지원을 받고, 수원시교육청의 행정적 도움으로 진로교사협의회가 주도해 지난 7월 13일과 14일 양일간에 걸쳐 수원 아주대학교에서 행사를 성황리에 치렀다. 이 행사에 수원시 진로교사가 68명, 학부모 약 4500명이 참여했고 학생 906명이 상담을 받았다.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이러한 ‘이슈’를 만듦으로써 수원시에서도 내년에 더 많은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생애 지속적인 진로교육 지원을 진로교육을 위해 마지막으로 시도하고 싶은 일이 있다. 학교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진로활동을 ‘없던 일이 새롭게 생겨 힘들게 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진로활동은 모든 교사가 담당할 영역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진로상담은 늘 아이와 밀착된 담임교사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담임들은 학생 상담을 해야 한다. 이때 전략적으로 진로상담을 할 수 있도록 진로교사가 각종 정보와 상담 매뉴얼 등을 담임에게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담임교사의 진로지도 역량이 강화될 뿐 아니라 학생들도 질 좋은 진로교육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진로체험 또한 진로교사가 기획하고 동아리나 반별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로 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