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외국 언론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대한민국을 빈궁(貧窮)의 굴레에서 벗어나 세계의 중심국으로 성장시킨 동력이 바로 우리의 교육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우리나라 교육의 우수성을 자주 이야기하고, 많은 나라가 우리의 교육을 배우려는 노력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실은 학력과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되다보니 많은 것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는 메말라가고, 꿈과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의 권위도, 부모님의 권위도 약화됐습니다. 교육으로 부흥한 나라에서 교육을 가장 걱정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패러다임을 인성중심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도 그런 취지지요.“그렇습니다. 가정·학교·사회의 범국민적 인성교육 실천으로 바른 인성을 통한 교육본질 회복이 시급합니다. 학교폭력, 가출, 자살 등 청소년의 극단적 행동에 대한 원인 해소 및 근본적 대책으로 인성교육을 통해 장기적·근원적 선순환 해결구조를 마련해야 합니다. 교총이 주도적으로 만든 인실련은 인성교육 실천을 기획·추진하는 컨트롤 센터로서의 민간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강조되어 왔지만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해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입니다. 성적중심·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장 큰 방해꾼 역할을 한 것이지요. 이제 학교와 사회가 힘을 모아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인실련의 출범과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인실련은 지난해 7월 24일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출범 당시 16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고, 현재는 참여단체가 230개로 늘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전인교육’을 액자 속에 걸어두고 지식과 경쟁만을 강조한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이제부터라도 배려와 존중의 문화를 배우고 공동체적 인격과 품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한 목소리를 낸 것이지요. 이후 인실련은 각종 특강, 건전한 졸업문화 캠페인, 감사·나눔 캠페인, 인성교육 원격콘텐츠 개발, 인성교육프로그램 인증 공모전 등을 개최했으며 나아가 대한민국 최초로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까지 열었습니다. 인실련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고, 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전시성 행사는 지양하고,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관람객이 2만 명을 넘는 등 짧은 기간이었지만 성과가 컸다고 들었습니다.“이번 인성교육 실천 한마당, 저희는 인성교육 박람회라고도 합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3일간의 행사에 많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께서 찾아주셨습니다. 박람회에는 전국 초·중·고 37개교, 정부부처·기업·단체 53개 등 모두 90개 기관이 참여했습니다. 과거 일방적이고 이론 중심의 전시가 아닌 관람자가 직접 참여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학교, 가정, 사회가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 중심으로 꾸며진 것도 관람객 유치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저도 여러 부스를 돌아봤는데 공감한마당에 전시된 대전효지도사교육원의 ‘양파실험모델’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인성교육과 양파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실험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효(孝)라고 쓰인 칭찬 받은 양파는 열흘 후 싹이 싱싱하게 잘 자라 있고, 불효(不孝)라고 쓰인 꾸중 들은 양파는 싹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귀로 먹는 공짜 보약’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관람객들이 바로 이런 것을 보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이 지속가능한 범국민운동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학생의 인성함양은 단순히 학교교육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의 내면화된 생활양식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학교·가정·기업·정부 등 각계의 핵심 주체와 국민 모두가 변화를 위한 힘을 모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봅니다. 정부와 교원·학부모·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바람직한 인성교육의 모델과 실천과제를 고민해 발굴해내고, 서로 흉금을 터놓고 소통하면서 각기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인식의 변화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장치도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인실련은 올해 안으로 17개 시·도에 인실련 지부 설립을 마칠 계획입니다. 지난해 대전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세종, 충남, 강원지회가 출범했습니다. 이들 지부를 통해 인성교육이 보다 실천적 운동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관련법규의 제정입니다. 마침 국회에 여야의원이 공동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이 계류돼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유·초·중·고에 대한 인성교육 실시 기준을 정하고, 학교장은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인성교육의 핵심가치·덕목을 중심으로 학생의 인성핵심역량을 함양하는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해야 합니다. 시·도교육감은 연도별 인성교육진흥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며 학교의 인성교육 진흥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체험·실천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한편 전반적인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면 인성교육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인성교육을 위한 당부의 말씀을 주신다면.“인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목표 및 학교운영의 중심에 인성교육 명시 △가정 및 지역사회 연계 체제 구축 노력 △학교급에 따른 차별화된 인성교육 실시 △담임교사의 인성교육 시간 확보 △교원연수 및 자료의 개발·보급 △지속적인 부모교육 △가정·학교·행정기관의 긴밀한 연계체제 구축 등 필요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모두가 공감하는 만큼 이러한 것들은 차츰 보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저는 우리가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 즉 서로가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에 대해 감사하며,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것에서부터 인성교육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인성교육이 범 국민운동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오늘부터라도 칭찬, 감사, 고운 말 쓰기의 실천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이 인성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 함께 실천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02 안양옥 인실련 상임대표는 2012년 11월 22일 한국교총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당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인성교육 강화’ 등이 포함된 ‘올바른 교육을 위한 12대 핵심정책 교육공약’을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학생·학부모·선생님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지 않으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없고, 우리나라 미래도 기약할 수 없음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03 2012년 9월 4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비전선포식 참석자들이 서예가 황우연 씨가 현장에서 써서 기증한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다’라는 휘호 앞에서 인성교육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