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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폰 학원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실로폰 공부를 처음 하는 날. 실로폰이 자신들의 책상 위에 놓이자 너무 긴장했는지 마른 침을 삼키던 아이도 있었고, 신이 나서 실로폰을 치기 시작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고집 센 경환이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나던 때가 생각난다.

선생님이 틀렸어요
실로폰을 처음 연주해 보는 학생들에게 먼저 주법을 설명한 뒤, 다장조의 7음계를 두드려 보기로 했다. 실로폰 건반 위에는 학생들이 알아보기 쉽게 알파벳과 7음계의 이름을 적어 놓았는데, C(다)장조부터 배우기 때문에 C건반 위에 ‘ 도’라는 글자 스티커가 붙어 있다.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아이들이 소리를 맞춰 실로폰 건반을 두드린다. 샘물처럼 맑은 실로폰 음률이 포롱포롱 교실 안을 날아다닌다. 마치 소리의 작은 새들이 줄을 지어 하늘을 날 듯. 그런데 줄을 지어 나란히 날아가던 새 한 마리가 줄을 이탈했나 보다. 같은 음이 아닌 다른 음이 섞여 있다. 실로폰을 치는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경환이 어깨 뒤에 섰다.
“경환아. 도는 이곳이야. 여기 도란 글자스티커가 붙어 있지 않니? 글자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아도 선생님이 C가 도라고 했는데, 넌 왜 자꾸 A부터 치니?” 내가 나무라자 경환이가 실로폰 채를 책상 위에 내려놓더니 입술에 힘을 주고 쳐다본다.
“실로폰이 잘못되었어요. 선생님도 틀렸어요. A가 맨 앞이고, 도도 맨 앞이니까 A가 도예요. 그러니까 실로폰도 잘못되었고 선생님도 틀렸어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때문에 “다단조나 가장조면 A가 도겠지만, 지금은 다장조를 배우니까 C가 도란다”라며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초등학생에게는 어려운 것이 당연한 이 음악 공식을 쉽게 설명해 줄 방법이 전혀 없었다 .
30년이 훨씬 넘는 교직생활 중에서 초등학교 1학년을 절반 이상 맡았고, 나머지 학년도 대부분 2학년을 맡았기에 해마다 실로폰을 가르쳤음에도 지금까지 난 단 한 번도 이런 상황에 직면했던 적이 없었다. 실로폰 공부를 할 때마다 ‘도’ 건반을 가르쳐 주면 모든 아이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 건반을 ‘도’로 알았다. 아이들은 세상이 끝나도 결코 변하지 않을 확고부동한 자리로 알고 7음계를 연습했으며, 자신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를 치게 되었다는 사실을 무척 신기하고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재미있게 실로폰 공부를 했다 .
그런데 오늘 나는 특별한 녀석을 만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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