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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성과 기대 말고 학생들 믿는 ‘기다림 美學’을

자유학기제 진로 동아리 운영 사례



다양한 진로 탐색 및 체험을 통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교과전문가인 교사들에는 다소 낯설고 어려운 도전이었다. 우리는 가까운 곳부터 시작했다. 학부모부터 동문회, 지역사회로 차츰차츰 학교 너머에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는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의 정확한 개념도 파악하지 못했었고, 자유학기제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행복교육’의 실체는 더욱 파악하기 어려웠다. 많은 시간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토론하고, 직접 찾아가서 배움도 청하고, 진로 관련 정보들을 취합하면서 조금씩 창덕중학교 자유학기제의 그림을 그려 나가게 되었다.

자유학기제를 준비하면서 특별한 동아리활동을 계획했다. 기존의 동아리 활동이 학생들의 취미나 특기 적성 위주로 구성되었다면 본교의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의 희망 진로에 따라 구성되었다. 길잡이 교사와 학부모 자원봉사자, 그리고 지역사회의 외부 전문가 멘토가 함께 참여하여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아리 활동으로서 ‘꿈 동아리’라고 이름 지었다. ‘LTI(Learning Through Internships) 프로젝트학습’의 모형을 일부 적용한 꿈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교에서 길잡이 교사와 함께 진로 탐색 활동을 진행 하고, 외부 전문가 멘토가 학교로 방문하여 직업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였으며, 학생들이 전문가 멘토의 직장을 방문하여 직업 체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법률 관련 동아리 ‘솔로몬의 선택’, 의료 관련 동아리 ‘히포팅게일’, 직업 군인 동아리 ‘진짜 사나이’, 미용 관련 동아리 ‘프리스타일’, 등 모두 15개가 구성되어 활동하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생들의 꿈에 모두 대응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본교에서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 주제와 방법을 정하고, 선생님과 부모님, 외부 전문가 멘토의 도움을 받아 학습 과제를 수행해 가는 개인별 ‘LTI프로젝트 학습’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학생은 자신이 계획하였던 학습목표에 도달하였다고 판단하거나, 더 이상 학습과제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다시 꿈 동아리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LTI 프로젝트 학습은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관리 능력(존중, 책임감, 사회적 관계력, 자기 존중 등)과 경험적 사고력(논리력, 아이디어 세우기, 학습전략 세우기 등)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쿠키로 사랑을 전해요’,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 ‘NAVER 도전만화’등 모두 9개 과제에 19명의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학습과제를 수행했다.
교실수업 개선을 통하여 학생들이 수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나, 지필평가 미실시로 인한 학력 저하의 우려를 극복하기 위한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 확인 방법 등의 활동들은 자유학기제가 아니라도 교사들은 늘 고민해 왔던 교사 본연의 과제였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계획되고 운영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학부모들의 학생 학력 저하우려의 목소리는 지금도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자유학기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동아리 활동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개인적 견해를 담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의 자율성과 능동성을 믿고 학생들의 요구에 준하는 동아리활동을 계획하였으면 한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학생들은 스스로 정한 과제와 규칙에 기대 이상의 책임감을 보여주었다. 둘째, 여유로움으로 학생들의 활동을 지켜보았으면 한다. 당장의 성과를 거두려 하거나 밖으로의 화려함에 치중하면 자유학기제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여유로움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셋째, 사회는 우리들의 희망처럼 학교 교육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학부모, 동문회)부터, 가까운 곳(지역사회)부터, 자유학기제를 응원할 수 있는 분위기와 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넷째,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교사에게 자유는 없다는 말을 자주한다. 가중된 업무 부담(절대적 시수 증가, 선택 프로그램 운영, 생활기록부 입력 부담, 교과 이외의 다양한 능력 요구 등)에 대한 교육부나 교육청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학기제 운영이 형식에 거치게 될 것이고 결국 행복교육이라는 본래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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