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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리모델링

신은 지상의 유토피아로 ‘가정(가족)’을 주시고, 그 가정(가족)을 위해서 역경을 주신다. 역경을 이겨내는 태도가 갖추어 있지 못하면 역경은 가정을 고약하게 해체하여 디아스포라 가족으로 내몰 것이다. 바로 그런 사태에 대한 면역을 기르기 위해서 가족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만들고 지키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을 교육이나 복지가 도울 수는 없을까.

1.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대중들의 호응을 받은 작가로서 김수현 작가를 넘어설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녀의 드라마는 우리 시대의 모든 시기에 꾸준히 방영되었다. 지난 1970년대 이래로 어느 한 시기도 휴식기 없이 대중들과 함께 하였다. 그만큼 다작이기도 하다. 방송 현실에서는 그냥 많이 쓴다고 해서 다작의 작가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이 써 내어도 전파로 송출되는 ‘소통된 드라마’가 되지 않으면 다작은 의미 없다. 서랍 속에 대본으로 처박아 두는 ‘죽은 드라마’로 그치는 것이다.
김수현 드라마는 대중적 호응이 아주 높았다는 데서도 다른 작가들이 따라가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같은 작가라 하더라도 시청률이 좋은 작품이 있으면 그렇지 못한 작품도 나오기 마련인데 그녀에게는 그런 게 없는 편이다. 대본 집필에서 녹화가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에 작가가 치밀하고 엄격하게 그리고 섬세한 감수성으로 자신의 대사들에 생명을 불어넣도록 배우들을 장악한다. 이러한 그녀의 자세는 이미 방송가에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카리스마로 인정받고 있다. 그 결과로서 그녀의 드라마는 대사의 리얼리티가 피부에 와 닿듯이 느껴진다.
그녀의 드라마는 주로 가족들의 문제를 다루는 드라마가 압도적으로 많다. 가족 공간을 무대로 하는 드라마에서 자주 나타나는 장면인데 참 실감이 난다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김수현 드라마의 대사에 정말 그럴듯한 리얼리티가 부각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대가족 구성의 가족 공간에서 중년 자식 세대가 노년 부모 세대에 대해서 보여주는 바른 언어 예절과 태도이다. 대가족 제도라는 배경 자체가 가부장적 권위와 전통적 가정 문화에 연관되는 것임을 잘 알면서도 그녀의 드라마가 보여 주는 이런 대목은 전통 언어예절교육의 전범으로 삼을 만할 정도로 그 재현이 반듯하고 고풍스럽다.
다른 하나는 젊은 부부 사이 또는 형제나 자매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화와 대사들이 살벌할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런 대사 언어들이 얼마나 리얼한지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감정을 넘치게 유발시킨다. 도시적 이기심과 냉정(무정)함을 참 실감나게 잘 재현하고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나는 이런 장면에서의 김수현 대사가 실감을 고조시킨다고 생각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가족 간의 대화 언어가 지나치게 차갑고 거칠다는 점을 지적한다. 어쩌면 내 상처를 스스로 들쑤시고, 다른 가족의 마음 아픈 구석을 그렇게 매몰차게 쏘아 붙이는지, 솔직함으로 친다면 숨을 데가 하나도 없는 심리 상태로 말싸움들을 해 댄다. 그만큼 거칠고 공격적인 말들의 현실감은 피부에 와 닿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간 대화로서 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비판한다. 쉽게 가족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못된 모습이 보편적 가족애를 해치는 것으로 보고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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