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달 28일 수능 자격고사화 검토, 고교입학 선지원-후추첨제 실시, 특목고 확대 설치, 전국 성취도 측정모의고사 실시 등 다양한 공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단기적인 대중요법으로는 우리교육이 안고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10년 후의 공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준비했다고 밝힌 교육개발원의 '10대 공교육 강화 방안'을 요약했다.
KEDI가 연구해 이날 공개한 10대 공교육 강화 방안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계발하는 '참된 학업성취'의 개념과 기준정리 ▲고교 평준화 정책 보완 ▲고교별 특성화와 다양화 ▲우수 전문교사 육성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검토 ▲공교육과 사교육의 보완적 협력관계 조성 등이다.
이종재 교육개발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의 경우 복수의 응시기회를 주고 전형의 결정력을 행사하지 않는 자격시험화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학본고사와 기여입학제, 고교간 등급구분 등은 현재와 같이 금지하면서 대학입학전형 모형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연구해 시행하도록 하는 안도 내놓았다.
그는 또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평가 기준이 모호한 데다가 교과 내용과도 동떨어져 있어 사교육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며 교과 연관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 면접 방법에 대해서도 학생 개개인에 대한 깊은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현재의 대학 면접 방식을 지양하고 학업수행명세(portfolio)에 근거한 학생 선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이 원장은 역설했다.
특히 특목고는 지역별 수요를 고려해 되도록 많이 만드는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해야 하며, 고교 입학시 선지원-후추첨를 실시, 학생에게 학교 선택권을 줌으로써 고등학교끼리 경쟁을 하도록 유도해야 된다고 이 원장은 주장했다. 또 학생들에게 학교선택의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학군도 광역화해, 특수교육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는 전국단위로, 일반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학교는 소규모지역을 모집단위로 하자는 대책도 내놓았다.
이 원장은 공교육 주도의 전국적인 성취도 측정 모의고사를 주기적으로 실시, 입시에 대한 정보를 공교육 쪽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안했다. 또 학기당 이수교과목을 점진적으로 6~7개로 축소, '피상적 학습'을 줄여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학급당 인원수를 줄이는 등 하드웨어 개발에만 치중하지 말고, 우수 교원을 적극 육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 원장은 강조했다. 방안으로는 정부가 연간 1조2500억 원을 지원, 기간제 보조교사를 3년 동안 5만여 명을 투입하고 학교당 연간 5000만 원을 투자, 학교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밖에 사교육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우수연구인력을 활용하는 등 공교육과 사교육간의 연계방안도 언급됐다.
이 원장은 '교육'은 희망이기보다는 부담과 고통으로 다가오는 게 현실이며 그 중심에 사교육비가 있다며 이 공청회의 핵심은 사교육비를 낮추는 게 아니라 공교육을 정상화해 학부모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받게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공청회를 바탕으로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강화 등 교육혁신방안을 마련, 연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