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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교육 뚫어주는 스웨덴 ‘교실 없는 학교’

학교 건물은 다른 건물들에 비해 다소 까다롭고, 복잡하고, 특수한 면이 많다. 교육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들의 생활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교를 설계하면서 사용자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건물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관 주도의 일방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의해 추진되는 경향이 높다. 이제 학교는 교육장소를 넘어 지역사회의 중심적인 커뮤니티시설로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전 세계가 그러한 추세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학교를 둘러보자. 과연 어떠한가?

학교는 지역사회 커뮤니티 시설로 거듭나야
최근 OECD CELE(Centre for Effective Learning Environments)의 GNE(Group of National Experts)뿐만 아니라 국내 학교 건축 전문가들은 학교 공간(space)을 재개념화(re-conceptualization)하고, 공간을 새롭게 재디자인(re-design)하며, 재협상(re-negotiation)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세기가 시작된 이후 급격한 사회 변화와 교육환경 변화 그리고 기술의 진화는 학교에 수많은 요구사항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학교 시설은 안전한(safety) 학교, 친환경 녹색(eco green) 학교, 에너지(energy) 절약 학교, 지속가능한(sustainable, recycling) 학교, 스마트(ICT)한 학교, 오픈플랜(open plan)형 학교, 내진 학교, 장수명(regeneration & refinement) 학교, 무장애(barrier free) 학교, 건강한(healthy) 학교, 창의·인성학교, 학교시설복합화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한 때이다.

이런 점에서 사용자 참여형 설계 프로세스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사용자 참여형 설계란 학교를 신설할 경우에는 학교 대지의 입지선정 단계에서부터, 노후화된 학교를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할 경우 기본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육청과 학교(교장, 교사, 학생 등), 학부모 등 사용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주요한 사안을 함께 논의하고, 결정해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관행인 관 주도의 설계 프로세스를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적·제도적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사용자 참여형 설계는 사실상 충분한 설계 기간과 예산이 요구된다. 그중에서도 충분한 설계 기간이 확보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학교건축과 획일적 교육과정은 닮은 꼴
이제 학교 현장으로 가보자. 우리 주변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실제 가지고 있는 시설의 종류는 대동소이하다. 공간의 종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단순하다. 하지만 학교급은 물론이고 학년 간, 심지어 학생 간에도 신체적 조건뿐만 아니라 정서적 상태가 각기 다르다. 따라서 학교는 다양하고 충분한 크기의 공간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무한정 다양한 공간을 설계·조성할 수는 없다. 그러면 우리는 다양한 공간조성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필자는 그 해결의 실마리를 최근 북유럽 학교들이 보여준 ‘공간 속의 공간들(spaces within a space, spaces in between)’ 개념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다시 말하면 건축가는 각 층별 건축적 기본요소인 벽·기둥·바닥·계단·화장실 등만 조성해 주고, 그 외에 공간을 활용하고 채우는 것(infill)은 학교 고유의 교육철학, 교수원리, 교수·학습형태 등에 기반하여 사용자가 직접 다양한 이동식 가구, 교구 및 기자재 등을 이용하여 융통성(flexibility)과 적응성(adaptability)이 충분히 고려된 공간으로 자유롭게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창의적이고 새로운 공간조성 기법이 실제 구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학교운영방식과 교수·학습방법의 혁신적인 변화이다. 사실 우리나라 학교 공간의 수준이 해외 선진국보다 떨어지는 이유는 획일적인 학교운영방식과 다소 변화와 발전이 더딘 교수·학습방법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학교운영방식과 교수?학습방법이 자율적이고 다양한 해외 선진국의 우수한 학교를 방문했거나, 실제 교실에서 수업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덴마크의 헬레루프 학교(Hellerup School)는 학생 개인의 관심과 능력·성숙도에 적합한 학습 환경 창조를 목적으로 2002년 건축된 오픈플랜형 학교이다. 1개 학년이 75명이며, 동년배끼리 학년 구분 없이 통합하여 그룹단위로 운영되고 있다. 그룹당 학생 수는 25명 이내로 3개 그룹당 3~5명의 교사가 배치되어 팀티칭을 실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습영역 내에서 학생 각자가 원하는 공간에서 자율적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대부분 블록타임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다른 예로 최근 북유럽에는 ‘교실 없는 학교(school without classrooms)’가 등장하고 있다. 그중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비트라 학교(Vittra School)는 교실 없이 자연환경요소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실내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급이나 교실 없이 학교의 고유한 교육원칙(pedagogical principles)에 따른 레벨에 따라 그룹을 나눠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교수·학습형태의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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