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체험학습이 비슷한 시기에 몰리기 때문에 음주측정 등의 협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음주측정은 경찰 고유의 업무에 해당한다고 본다. 일반적인 경우에도 음주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경찰이 아닌 사람들이 음주측정을 하면서 단속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경찰의 어려움을 이해한다고 해도 체험학습 음주측정은 반드시 경찰이 해야 한다고 본다.
일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음주측정을 해도 별 문제 없다는 기사를 봤다. 그러나 그 경우는 음주측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의 이야기이다. 만일 음주측정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아무런 권한도 없는 학교 행정실 주무관이나 교사들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버스 회사에 연락해서 대체 기사를 구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적발된 기사가 순순히 따라줄지 사후 조치가 더 어려워진다.
사실 음주측정이 최근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초임교사 시절에도 경찰에서 체험학습 출발전에 협조를 해 주었었다. 그 때는 어느정도 까지는 경찰이 관광버스를 인도하는 역할도 했었다. 시계(시 경계)까지 인도한 후에 돌아가는 경우들도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주측정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 학교에서는 사전에 공문을 보내게 된다. 그 공문에 따라 경찰들이 움직이긴 해도 일정거리를 인도해 주시는 않는다.
최근에는 관광버스의 상태에 대해서도 체크리스트가 있다. 이 체크리스트는 교사들이 직접 할 수 없다. 가령 차량 구입시기나 차령, 검사여부, 타이어의 재생여부 등을 체크하게 되어 있는데, 결국은 교사나 행정실 주무관들이 전문성이 없다보니 기사에게 물어서 체크하게 된다. 기사들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체크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생각이다.
기사의 음주 여부 측정은 경찰과 유관기관이 협조를 해야 할 문제이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만일의 경우 측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소재도 불분명하다. 학교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물론 결국은 학교의 책임이 되겠지만 경찰이 측정을 한다면 사전 예방효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잘 챙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발을 앞두고 음주측정에다 차량상태 체크리스트 작성 등을 직접 해야 한다면 어려움은 생각보다 커질 것이다. 만약 학교 자체적으로 음주측정을 하도록 하겠다면 교사들에게도 권한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적발 되었을 경우에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권한이다.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학교에서 조치하는 사항들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음주측정을 학교 자체적으로 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