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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본지 모니터 14人 '2003년을 말한다'

'양은 냄비' 보다 '뚝배기' 같은 정책 추진을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2003년 계미년을 보내면서 올 한해 교육정책과 교사로서 교육현장에서 느낀 점, 새해 정부에 바라는 점 등에 대한 교사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우선 참여정부 1년의 교육정책 추진 전반에 대한 평가에 관한 질문에서 교사들의 의견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교사들은 참여정부 출범으로 새로운 기대를 걸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교육정책의 추진과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로 인한 교육계 갈등과 혼란을 불러 온 한해였다고 평가했다.

"1년이 지난 참여 정부의 공과는 실망스럽다. 의욕만 넘쳐 많은 정책을 내놓기만 했을 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용두사미 격이 되고 말았다. 우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두고 갈팡질팡해 교육계 혼란을 가중시켰고 교원의 지방직화, 교원의 승진제도 개선, 수석교사제,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활성화 등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시행하려고 했으나 한 가지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충남교육연수원 교육연구사 박은종)

"지금까지의 나열식, 미사여구 일변도의 교육정책 공약(空約)에서, 젊음과 새로움을 대변한다는 대통령이 취임함으로써 이제는 원칙과 신뢰 속에서 일관되고도 합리적인 교육정책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1년의 교육정책의 흐름은 목소리 큰 소수의 목소리만을 대변하는 듯한 뉘앙스와 함께 다수의 소리 없는 교직 변화의 목소리는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한 해였다."(경기도 예절교육원 교육연구사 안복현)

"정부의 확실한 교육에 대한 비전이 없고 김대중정부의 무분별한 교육정책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도 미흡하다. 교육에 대한 어떤 뚜렷한 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며 또 과거에 시행한 잘못에 대한 과감한 시정의 노력이 없다. (강동초 문삼성)

"참여정부는 '참여교육'을 정책목표로 설정해 교육개혁에서 분권, 자율, 책임의 원리를 강조했지만 현실적인 여러 가지 벽에 부딪쳐 소리만 요란한 격이 되었고 피부로 느끼는 변화와 개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교동초 오하영)

"전반적으로 교육정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개혁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소신 있는 교육정책도 펼치지 못했다. 특히 NEIS 문제를 너무 오랜 시간 질질 끌면서 새로운 교단갈등을 가져왔고, 이에 매달리다 보니 다른 분야의 교육정책 추진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강현중 이창희)

정부의 교육정책보다 교육계 내부의 갈등이 오히려 더 큰 실망을 가져다주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육에 몸담은 교사로서 2003년은 매우 속상한 한해였다. 어떠한 정책의 실패와 오류보다도 교육 내부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점과 교육 외부로부터의 지탄에 맥을 못 추는 힘없고 나약한 교육 행정부에 대한 연민마저 느낀 한해였다."(경상북도 교육연구원 서인숙)

교사들은 올해 교육 현장에서 느낀 점으로 '교육 위기'를 느꼈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지금까지 30년 동안 교직을 성직으로 알고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교육에 임해 왔는데 선생하기 어려운 시점까지 도달해 있다. 생활지도를 잘 하기 위해서는 교칙에 의한 안내와 훈계가 먹혀들어 가야 하는데 초등학교에서도 도무지 막무가내다. 한마디로 각자 행동하는 것 자체가 규칙인
셈이다."(대명초 이호연)

"뭔가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고 학생들을 지도해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학교교육의 기본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교원들은 교원들대로,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손발이 잘 안 맞는 느낌이다."(강현중 이창희)

"공교육이 황폐화되고 있다는 언론매체의 보도를 접할 때마다 정말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가 없었다. 공교육이 내실화 되려면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입시위주의 교육과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동시에 한다는 것을 매우 불가능하다고 본다. 진정한 인성교육이 되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 하든가 대학수학능력을 폐지해야 한다."(성환고 전웅주)

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와 서상목 교장의 자살사건, 대학수학능력 시행 관리 부실 등 거듭되는 교육현장의 혼란과 갈등으로 학교에 무관심과 불신 풍조를 길렀다는 의견도 있었다.
"현장의 대다수의 교사들은 NEIS 문제, 서교장 자살 사건 등으로 인해 학부모간의 갈등과 일부학생들의 혼란해 하는 모습, 관리자인 교장과 교사간의 반목과 질시를 보아야 했고, 또 머리띠 두른 선후배 교사들을 봐야 했다. 이런 모습들은 학교현장의 불신과 무관심의 풍조를 길렀고, 선후배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정책 입안자들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고 있으며, '하는 데로 지켜보면서, 너는 얼마나 잘 하나 보자' 라는 식의 냉소 중심의 학교 현장으로 변해버린 듯해 너무나 안타깝다"(경기도 예절교육원 교육연구사 안복현)

사회나 언론이나 모두 대학입시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어 실업계고등학교가 소외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교사도 있다.

"일선 실업계고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교사로서, 사회나 언론에서 대학입학시험에만 관심을 쏟지 말고 실업계고등학교의 현실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전선에 뛰어 들지 못하고, 다시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는 현실이 아쉽다. 실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이 바로 현장에 투입하여, 산업일꾼으로 큰 몫을 다할 수 있지만, 학벌위주의 현실을 인정하기에 또 다시 대학에 진학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안산공고 최우성)

새해 교육정책에 바라는 점으로 교사들은 일관성 있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교육정책 추진, 교육계 갈등 해소, 공교육 내실화, 교원복지 증진 등을 꼽았다.

"서로의 주장을 고집하지 말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 된 것인지 바른 논리로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는 혜안이 필요한데 자기의 주장의 모순을 찾지 못하고 무조건 고집만 하고 있으니 타협을 할 수가 없다. 내년에는 정책 입안자나 교직 단체든 간에 서로 토론을 통한 바른 정책 입안이 이루어져 시끄러운 일없이 교육에 매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인구초 윤종을)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교육현실은 맞지도 않는 외국의 이론들을 우리의 교육현장에 실험해보는 실험장화 되어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져 가는 교육정책들이 남발되어 왔다. 교원 신분의 지방직화, 교장선출보직제 등 지난 것들을 무조건 바꾼다고 해서 교육개혁이 아니다. 대다수의 교사들은 교육혁명을 바라지 않는다. 조금씩 우리실정에 맞는 교육정책을 찾아 신뢰를 바탕으로 원칙과 끈기를 가지고 시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경기도 예절교육원 교육연구사 안복현)

"큰 변화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를 해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변화를 해야만 할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선생님을 즐겁게 해주고 또 학생들을 즐겁게 해주는 교육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장명초 이준열)

"침체돼있는 교원들의 사기진작으로 교원들의 복지 증진에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하며 교육부다운 부서로써 신뢰를 회복하여 믿음을 주는 교육부 자승의 해로, 최선을 다하는 교육부로 거듭나기를 충심으로 기원한다."(전 충북제천교육장 한현구)

시급한 정책으로 학생들의 입시해소와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을 꼽은 교사들도 있었다.

"방향은 딱 두 가지이다. 학생들의 입시지옥해소와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경감이 그것이다. 공청회다 뭐다 하며 시간만 허비하다가 참여정부의 남은 4년도 금세 지나가 버리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이다."(전주공고 장세진)

"학원으로 변한 학교는 교육하는 장으로 바뀌어야 하고 사교육비문제로 가계가 위협 당하는 방향 없는 교육정책 대신 학교는 즐겁게 공부하고 특기를 기르며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는 인격도양의 장이 되어야한다."(약수초 강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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