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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작은 것의 아름다움에 눈 뜬 한 해에 감사하며…

아듀! 2003년, 선생님이 뽑은 우리학교 톱 뉴스


나이스냐, 네이스냐. 평준화해지냐, 유지냐. 한 해 내내 교육계는 갈등으로 와글거렸지만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동료들과 함께 한 시간들을 가장 기억에 남는 행복했던 사건으로 선정해 주셨습니다. 2003년, 선생님들을 울고 웃겼던 뉴스들을 모았습니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에 눈 뜬 한 해에 감사하며…


*산골에서 온 편지… 전남 토지초 연곡분교장 - 장옥순
2003년 3월. 연곡분교장을 향했다. 22년 교직 생활 동안 처음 대면하는 분교라는 낯선 환경에 긴장했던 염려는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날아가 버렸다. 우리 반은 6학년 5명, 5학년 2명으로 이루어진 복식 학급. 거울처럼 투명한 아이들이라서 뭐든지 뿌리는 데로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아 첫날부터 아이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선의의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우리 모둠 최고'코너를 만들어 학교 생활의 전반에 포인트를 주어 성취도를 높이고자 했다. 아이들의 순응이 빨랐다. 순풍에 돛단 우리 배가 첫 번째 부딪친 어려움은 6학년 5일만에 전학을 가게 된 지현 때문이었다. 아이들의 가라앉는 분위기를 살리는 데 여러 날이 걸렸다. 3월에 전학 간다던 형진이 어머니를 설득해서 남게 한 일, 전교생 22명을 위해 선생님들이 준비한 어린이날 깜짝 행사, 실과 실습 시간에 만든 김밥을 전교생이 나누어 먹던 행복함도 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긴 동면에 들어간 지리산의 나무들처럼, 사색의 시간이 학교를 덮으리라. 방학이 끝나고 나면 더욱 키 큰 모습으로 선생님을 부르며 달려올 아이들이 못내 그리울 것 같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에 눈뜬 2003년을 감사하면서….

*음악경연 금상과 방송출연… 충남 학봉초 - 최홍숙
충남교육청 주최 제14회 음악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것이 가장 큰 보람이자 뉴스입니다. 금상 탄 후 우리 합창단은 KBS 대전 방송국 '열려라 동요 세상' 에도 나갔답니다. 개교이래(37년) 합창 금상이 처음이라 한달 동안 플래카드를 학교 입구에 걸어 놓기도 했어요. 아름다운 합창
소리는 솜털이 일어나는 감동을 맛보게 합니다. 지금은 내년을 목표로 곡 선정과 어떻게 시간을 짜서 지도할까 하는 마음으로 늘 고민하며 지낸답니다.

*戰時에도 학교는 계속되었는데… 전북 부안동초 - 최신열
부안 교육은 올해 원전 수거물 때문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책사업을 저지하겠다는 반항이 교육을 볼모로 잡은 것이다. 교사들은 등교거부만은 제발 하지 말라고, 전쟁시에도 학교는 계속되었다며 학부모님께 애걸복걸했다. 그러나 42일간 등교거부가 계속됐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마을회관, 경로당에 모아놓고 가르쳤지만, 학생들은 가을 운동회도 하지 못했고 연말이 다가온 지금도 그동안 못 배운 결손교과를 보충하느라 세월을 잊어버렸다.

*"음마, 체고생이!"… 광주체고 - 정대연
금년 전국적으로 금 65개, 은 55개, 동 63개. 합계 183개의 메달을 땄다. 유사이래 광주가 14위를 면치 못했는데 13위를 한데 힘입어 한상국 교장선생님께서 광주시민대상 체육부문에서 만장일치로 수상한 사건이 우리학교 최고의 뉴스. 그 보다 조금 작은 사건은 '제34회 한민족 통일문예제전'에서 3학년 박용석 군이 산문부 통일원장관상, 통일부주관 '통일글짓기 백일장'에서 시 부문에서 김민수 양이 운문부 통일원 장관상을 받은 것. "음마, 체고생이!"라며 수상식장에서 모두들 깜짝 놀라더라는 것. 모든 건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을!

*민속사료관 개관… 강원 인구초 - 윤종을
우리학교 빅 뉴스는 민속사료관 개관입니다.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리에 소재한 학교로서 현남면 일대에 흩어져 있던 옛 생활용품을 1992년부터 수집, 300여 점을 의생활 주생활 교육용품 농업용구 상업 일상용품으로 분류해 전시하는 사료관을 건립했습니다. 여름 피서철, 견학 명소로도 자리잡아가고 있는 우리 학교 사료관.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전국탁구선수권대회 우승… 부산 해사고 - 심호섭
9월 1일, 개학하자마자 교정을 뜨겁게 달군 낭보는 바로 전국탁구선수권대회 우승이었다. 코치 윤상준 교사의 지도 아래 이뤄지는 그들의 불꽃튀는 연습장면을 보노라면, 또 평소에도 복도에서 당당한 몸가짐의 그들을 보노라면, 과연 이것이 비인기 종목일까, 라는 의구심이 들곤 했는데-. 우승소감을 피력하는 윤 코치는 "뭘요. 아이들이 잘 해 줬는걸요. 대진운도 따랐거든요." 승자의 겸손까지…. 올해는 단체전 우승에 그쳤지만 내년에는 개인전까지 우리들의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가슴마다 자긍과 자부의 넓은 마음을 심어 줄, 탁구부 파이팅! 해사고교여 빛나거라!

*87년만의 학교신문 창간… 전주공고 - 장세진
4월 10일, 전통의 전주공고가 87년 만에 처음으로 '전주공고신문'을 펴냈다. 타블로이드판 컬러 8면, 창간호에서 권오춘 교장은 "서운하고 부끄러워" 학교신문을 창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전주공고신문은 전북 소재 모든 고교와 전주시·완주군내 중학교, 전주공고 동문들에게 우송되는 등
양적, 질적으로 팽창하며 거듭나고 있다.

*1592년 그리고 오늘전… 강원 평창고 - 최종소
1592년 임진란, 이곳 강원 평창에도 예외 없이 임진년 왜구의 침입으로 고통스러운 향토 역사를 갖고 있는 곳.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향토 문화제 행사를 여는 지역민의 정신이 훌륭하다. 같은 마음에서 평창고 학생들과 함께 문화행사에 참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시작한 미술전람회가 벌써 네 번째를 맞았다. 열심히 준비해온 1학년 예비 화가지망생들의 열의로 200여 점이 봄, 여름 그리고 가을에 이르러 완성되어 전시장소를 꽉 채웠다.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님들의 따뜻한 배려로 성대히 막을 내린 '1592년 그리고 오늘전'. 아름다운 추억의 열매로 가슴에 담겨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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