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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역차별 논란 공무직법 폐기 요구 거세

부칙에 ‘공무직 교사 채용 노력’ 명시
예비·계약제 교원에 비해 과도한 혜택
채용 경로 다른데 동일한 처우 불합리
교총 “갈등 우려…교육여건 개선부터”

교육공무직의 정규직화를 골자로 발의된 법안에 대해 역차별 논란이 벌어지면서 폐기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지난달 28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하고 보수를 교원이나 행정직원에 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법률안의 부칙으로 ‘교육공무직원 중 교사 자격을 갖춘 직원은 관계 법령을 준수해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유 의원의 블로그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 홈페이지에는 1만 5000여 건의 의견이 올라올 정도다. 사실상 공무직원에게 교사 채용에 유리한 혜택을 준다는 조항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경기 A고 이 모 교사는 “공정한 임용 시험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어 제2의 정유라를 양산하는 법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라며 “공무직 처우 개선에 쓰일 예산으로 정규 교원과 공무원 정원을 늘리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겠냐”고 밝혔다. 

이는 현행 계약제 교원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아 역차별이라는 지적을 낳고 있다. 계약제 교원에게도 엄격하게 금지된 정규 교원 채용 우선권을 수업을 담당하지도 않은 공무직에게 부여하는 것은 교원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높다.

이같은 반발이 거세자 유 의원은 13일 이 조항을 삭제하고 공청회 등을 개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또한 채용 경로가 다른 공무직에게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는 법안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많다.

서울 B중 이 모 교사는 “엄청난 경쟁률의 임용 시험을 거쳐서 된 공무원, 교원들과는 채용 절차 자체가 다른데 준하는 대우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학교 현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일부 측 요구만을 듣고 만든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B초 김 모 교장은 “법률안의 문구로만 따져보면 교원에 대한 현행 처우보다 더 우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표기하고 있어 정년을 62세로 명시한 교육공무원보다도 정년 기한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와서다. 보수에서도 ‘단체협약의 조건이 더 유리할 경우 이를 따르도록 한다’는 조항은 전국적으로 단일한 보수 기준을 확립하겠다는 입법 취지와도 맞지 않고 다른 직군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 우대 법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충남 C초의 박 모 교장은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을 줄이고 시도별로 차별화된 채용, 보수 등을 일원화한다는 취지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이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예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의문”이라고 밝혔다. 교총은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향후 5년간 4조 65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교총은 법안의 폐기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마련해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교총 관계자는 “학교 교육을 위해 애쓰는 비정규직들의 처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무직에 대한 과도한 특혜, 현장 갈등이 우려되는 만큼 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명확한 행정 체계나 직무 구분을 통해 교원과 행정직, 공무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고 교육 여건 개선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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