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학부모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작금의 정치적인 혼란 속에서도 학부모들에게 공통점은 있다. 자녀의 대학 진학이 최우선이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다. 아니 관심사 이전에 숙원이기도 하다.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을 어떻게 어느 곳으로 보내느냐가 중년 학부모들의 미래의 삶이기도 하다. 원하는 만큼 달성이 안되면 삶의 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나는 점심을 굶어도 학원비는 낸다는 학부들의 이야기는 모든 학부모들이 동병상련(同病相憐)을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일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좋은대학의 기준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본 경험은 흔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에 있는대학,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학, 남들에게 이야기했을 때 소위 '와~'라는 감탄사를 받을 정도의 대학이 어쩌면 이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들 대학을 졸업하면 다른 대학보다 취업이 잘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느 수준 이상의 학생들만 진학이 가능한 대학이기 때문에 대학의 질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이런 기준들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어떤 대학이 좋은 대학이냐고 물어보면 학부모라면 몇 개 대학 정도는 손까락으로 쉽게 꼽는다. 왜 그 대학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대학이 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 대학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쳤기 때문이기 보다는 기본적인 인적자원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도 우수한 학생들이었다. 이들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서 교육을 시켰더니 그 대학은 항상 우수하고 좋은 대학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근본적으로 그 대학은 우수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이다. 우수한 인재를 뽑아다가 훌륭한 교육을 시켜 더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는 대학들도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원래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다가 현상만 유지해도 그 대학은 우수대학인 것이다. 기본이 잘 갖추어진 학생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지도가 쉬울 뿐 아니라 발전시키기도 쉽다는 이야기이다. 우수한 학생들 데려다가 교육해서 원래 우수한 만큼으로만 배출해도 그 대학이 우수한 대학으로 명성을 떨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정말로 그 대학이 우수대학인지 살펴볼 때는 이름만이 아니고 어떤 학생들을 데려다가 어떻게 변화를 시켜 어떤 결과를 얻어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원래부터 우수한 학생들을 데려와서 교육시키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중, 고등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조금만 지도를 해도 훨씬 더 성장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우수한 학생들 만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학도 입학생에 대한 졸업후의 결과를 따져 보아야 한다. 수능점수 등급이나 내신등급을 비교하여 입학때보다 더 많은 발전을 시킨 학교들이 우대받아야 하는 것이다. 부진학생들을 지도하여 해당학생의 성적을 많이 끌어올렸다면 그 지도는 제대로 된 지도라는 이야기이다. 입학성적은 떨어지더라도 입학후 교육을 통해서 졸업성적을 높이는 학교들이 실제로 좋은 대학들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한 노력이 대세인 현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대학의 입학과 졸업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다면 충분히 교육을 잘 시킨 대학을 쉽게 찾아낼수도 있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충분히 가능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현재보다 미래의 비젼을 잘 갖추고 있는 대학을 찾아내어 집중적인 육성을 할 수 있는 육성책을 찾아야 한다. 원래부터 잘하는 학생들은 계속 잘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입학시기부터 결과가 정해지는 현재의 대학교육구조 보다는 어떤 대학에서 실질적인 노력을 더 했는지 따져보고 그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만 방법론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현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