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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50년 만에 받아든 빛나는 졸업장

만학도 645명, 8개 방송통신중서 학력 취득
8시간 통학, 찜질방에서 자며 ‘만학의 꿈’ 이뤄




올해 74세인 김 모씨는 한 달에 두 번씩 전북 부안에서 서울 아현중 부설 방송중까지 왕복 8시간의 거리를 오갔다. 오랜 꿈이었던 중학교 학력을 취득하기 위해서였다.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찜질방에서 자기도 하는 등 3년간의 노력 끝에 그는 마침내 빛나는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김 씨의 다음 목표는 80세가 되기 전까지 대학교 공부를 마치는 것이다. 

전국 8개 방송통신중이 4일부터 12일까지 졸업식을 가졌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만학도 645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이중 85.7%인 553명은 방송통신고에 진학해 학업에 대한 꿈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대전봉명중 부설 방송중을 졸업한 조 모(56세)씨는 태어난 후 1년이 안 돼 병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모유도 못 먹고 쌀 끓인 물을 먹고 자란 탓에 성장이 더뎌 10살이 넘어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나 어린 동급생들과 갈등을 겪었다. 그는 어렵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마음을 잡지 못해 결국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조 씨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은 항상 있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방송중 개교 소식을 듣고 입학을 결심했다”며 “학교를 통해 배움의 꿈이 실현돼 기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남 경원중 부설 방송중을 졸업한 양 모(71세)씨도 50여 년의 오랜 학업중단을 겪었다. 양 씨는 “성인학생의 수준에 맞춘 수업을 제공해 준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학업에 재미를 붙였다”며 “전국의 방송중 학생들이 모여 합창대회를 했던 학예경연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고 방송중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중은 중학교 학력을 필요로 하는 성인과 학업중단 청소년 등에게 학력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3년 최초 설립된 공립 중학교로 원격수업과 출석수업으로 구성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2018년 3월 충북에 1개교를 추가 개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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