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 권선구 구운동 주민센터(동장 지준만)에서는 지난 17일 오후 1시, 아주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다가오는 3.1절 제98주년을 맞이하여 대형태극기 핸드 프린팅 제작을 한 것이다. 센터 2층 다목적실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구운중학교 재학생, 구운중학교에 입학할 예비학생, 구운동 마을만들기협의회장을 비롯해 통장, 구운동 단체 회원, 예비군 동대장,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나는 올해 구운동 마을만들기 총무를 맡았다. 행사 안내를 받고서 현장에 도착, 6m×4m 대형 태극기 제작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다. 교직에 오랫동안 봉직했지만 이런 과정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완성된 태극기는 2월 20일부터 3월 1일까지 구운동 주민센터 청사에 걸려 3.1절을 기념하고 태극기 사랑과 나라사랑을 홍보하게 된다.
태극기 제작 과정을 살펴본다. 다목적실 바닥에는 흰색천의 대형 태극기가 놓여져 있다. 태극과 괘 윤곽선만 나타나 있다. 그 위에는 비닐이 덮여져 있다. 담당자가 태극과 괘 모양의 비닐을 가위로 자른다. 그 부분만 핸드 프린팅을 하기 위해서다. 가장자리에는 청색, 홍색, 흑색의 페인트가 준비되어 있다. 참가자가 사용할 비닐장갑도 여러 개 준비되었다.
개회사, 국민의례에 이어 핸드 프린팅 방법을 안내하고 시범을 보인다. 태극의 청색부터 프린팅하고 홍색에 이어 흑색의 4괘를 프린팅한다. 처음엔 프린팅에 시간이 걸리고 미숙해 보였지만 금방 숙달이 되어 진행이 된다. 중학생들은 옷에 페인트가 튀어 묻어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활동에 임한다.
1시간 정도 경과되어 태극기가 완성되었다. 대형 태극기를 앞에 두고 참가자들과 기념사진도 촬영하였다. 오늘 행사를 주관한 지준만(53) 구운동장은 “3.1절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을 발표하여 자주국임을 세계만방에 알린 날입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3.1절을 맞아 주위 분들이 태극기를 반드시 게양할 수 있도록 홍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구운동 마을만들기 서평임(60) 회장은 “우리가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고 있듯이 나라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고 있다. 이번 태극기 제작을 통해서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가오는 3월 1일 태극기를 꼭 달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운동 36통 김미숙(58) 통장은 “중학생들과 함께 한 태극기 제작은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보는 귀한 체험 기회가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국경일에 대한 교육이 사라지고 말았다. 3.1절, 현충일, 광복절, 제헌절 등은 그저 쉬는 날이 되고 말았다. 필자의 학창 시절만 해도 국경일은 쉬는 날이 아니었다. 기념식에 참가하기 위해 전교생이 학교에 모였다. 3.1절 기념식에 참가하면서 국경일의 의미도 알고 3.1절 노래도 불렀다. 기념식 노래는 음악시간에 미리 배웠던 것이다.
이런 것을 안타까워 하던 중 3.1절 행사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는 교육자들이 주축이 된 경기교육자원봉사협의회 회원들이 국가보훈처의 도움을 받아 기념식을 하고 태극기 시가행진을 벌였다. 참가한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 시간을 인정하였는데 행사를 치루면서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아쉬운 점도 많았다.
국경일 교육, 나라사랑 교육은 물론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앙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지자체 차원에서 국민교육에 임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는 주민센터가 나라사랑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대상으로 애국심 교육을 하면 된다. 다만, 학교가 학생교육의 주체가 되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는 것이다. 교육이 나라발전의 초석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