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한 지 이틀이 지났다. 청소시간,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청소구역을 정해주고 함께 청소하였다. 그런데 요령 피우는 아이들이 없어서일까? 청소가 생각보다 빨리 끝난 것 같았다. 청소하면서 아이들은 그 누구도 짜증 한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청소 자체를 재미있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청소를 끝내고 교실을 빠져나오는 한 아이에게 물었다.
"청소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니?"
"선생님, 청소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그 아이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래서 그 이유가 궁금해 재차 물었다.
"청소가 재미있다고?"
"예. 선생님."
그 아이가 청소에 재미를 느끼게 한 장본인은 바로 담임선생님이었다.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담임선생님은 무작정 청소하라고 주문하기보다 청소하는 방법과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선생님과 함께 청소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생활하는 곳은 나 스스로 청소한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청소에 참여한다고 했다.
청소에 대해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담임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아이들은 좋아했다. 그러고 보니, 아이들은 청소를 안 한 것이 아니라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었다.
아이들의 습관은 길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신학기, 모름지기 담임선생님보다 바쁜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기 보다 작은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켜본다면 아이들은 그 어떤 일도 스스로 잘해낼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