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장관이 욕을 듣더라도 교사평가제를 실시할 생각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아마 그분은 그것이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모양이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참 걱정스럽다. 그들의 표현대로 한 번 임용되면 정년까지 보장되는 철밥통이 떨어질까 하는 걱정이 아니다. 그런다고 공교육이 일어설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다.
장관의 말대로 교육의 마지막 책임자는 현장의 교사이다. 그래서 교사의 질을 올려야 공교육이 산다는 지론도 맞다.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야할 일들이 생긴다. 우리가 말하는 교육이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인가와 교사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항간의 주장대로 능률적이고 최첨단의 능력을 가진 경제논리에 맞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면 공교육도 지금의 사교육처럼 바뀌어야하고 교사들도 학원강사처럼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면 교사평가도 좀 더 쉬울 것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게 가르치는가에 초점을 맞춘 평가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다운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리의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전자보다 후자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후자를 진정한 교육의 목표로 삼는다면 지금처럼 교육을 경제논리에 얽매이게 만드는 입시제도와 능률 제일주의를 멈추게 해야 한다.
교사 평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모델인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를 보아도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를 받는 교사가 국어나 수학의 질은 다소 올렸는지 모르지만 인간다운 인간을 양성하는데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자못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교사평가제를 실시하기 전에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 교사들이 학원처럼 대학을 가기 위한 지식습득 위주로 가르칠 수 있게 바꾼 후 얼마나 성적을 올렸는지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인간교육을 위한 공교육이라면 교사평가를 잠시 미루고 존경받는 학교와 교사를 만들기 위한 대책의 수립에 치중해야 한다.
지금 학교 교사는 학원강사처럼 국어, 수학들에만 매달려 열심히 가르칠 형편도 아니고 그것을 무시하고 인간교육만을 위한다고 나설 수도 없는 엉거주춤한, 참 답답한 처지에 있다. 여기에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이것은 공교육을 두 번 죽이는 일이란 것을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