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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야기> 문을 닫자


겨울철만 되면 학생들은 교실 출입문 닫기와 전쟁을 벌인다. 40여명이 사용하는 교실이라 한 사람이 한번씩 출입한다 해도 40번이다. 특히 뒷자리에 앉아있는 사람, 그 중에 문 옆에 앉아있는 학생은 정말 문 닫는 것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

문닫기 노력은 정말 피나는 전쟁이다. 금방 닫았다 싶으면 또 열리고,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교실을 다녀 보면 '문을 닫자'라는 구호가 출입문마다 쓰여있는데 어떻게 보면 처절하고 어떻게 보면 재미있다.

"문을 닫고 다니자!"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구호이다. 너무 평범해 문을 닫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닫아!"
이제는 완전히 명령형이다. 거부감 때문에 문을 연 사람이 잘 닫아 줄지는 의문이다.
"문 좀 닫아주세요! 제발!"
닫아달라고 하니 안됐는지 '제발'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문 닫기 싫으면 열지 말랬지!"
어머니가 아이를 몰아세우듯 해서 안 닫으면 안될 것 같다가도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 뒤가 좀 개운치 못하다.
"맨 끝줄 인간은 추위에 죽네!"
제발 문을 닫아달라는 애원조다.
"뒷사람 얼어 뒤진당!"

단연 히트작이다. 애교 섞인 애원이다. 누구나 보고 웃지 않을 수 없고 문을 닫지 않을 수도 없다.
학생들이 하는 말이나 낙서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절절한 절규가 있고 해학이 있다. 언젠가 교실벽과 책상 위에 쓰여진 낙서를 수집한 적이 있다. 그 낙서를 읽고 나면 학생들 속에 내가 들어간 기분이 들었다.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생활에 젖어 들어가야 한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려고 노력할 때 학생과 가까워지는 것이며 그것이 교육의 첩경이라는 어설픈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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