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농학교 강당. 알록달록한 안경테가 테이블에 정렬됐다. 어떤 안경이 어울릴지 이 것 저 것 번갈아 써보며 거울을 보는 학생들의 표정에 설렘이 가득하다. 한국교총과 다비치안경체인이 마련한 ‘무료 장학 안경 기증 행사’ 현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농학교에 재학 중인 유치원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총 37명의 청각장애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시력검사와 눈 기능검사를 받은 후 150여 개의 안경테 중 자신이 마음에 드는 테를 골라 안경을 맞췄다.
다비치안경체인에서는 20여 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해 각종 검사를 실시했으며 학생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특수교사들이 통역을 맡아 원활한 진행을 도왔다.
최근 안경을 실수로 밟아 불편을 겪고 있었던 이시진(고교 3학년) 양은 “귀가 잘 안 들리는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시각은 매우 중요한 감각기관인데, 우리학교 학생들을 위해 무료로 안경을 지원해주신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며 “새 안경을 쓰고 밝은 눈으로 더 맑은 마음을 갖고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정원(고교 3학년) 군도 “최근 시력이 많이 떨어져서 안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지원을 해주시니 정말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새 안경을 쓰고 또렷하게 보이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타인을 위해 봉사하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라왔는데, 오늘 이렇게 뜻 깊은 행사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학생들이 안경을 쓰고 불편 없이 학교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좋아한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오늘을 계기로 학생들이 더 밝고 멋진 미래를 꿈꾸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병헌 다비치안경 대표는 “교총과 MOU 후 첫 행사를 서울농학교에서 하게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교총과 함께 꾸준히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안경 나눔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비치안경체인은 매주 가맹점 사장들과 함께 무료 눈 건강 지킴이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이날 봉사는 445번째였다.
이욱승 서울농학교 교장은 “대부분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우리 학생들은 눈이 나빠져도 안경집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학생들의 눈 건강은 물론 안경까지 선물로 주셔서 아이들에게 오늘 행사가 무척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번 안경 기증은 지난 4월 교총과 다비치안경 간의 업무협약 체결에 따른 것으로 사회적 배려 계층 아이들이 교육공동체 가족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희망 사다리 교육 캠페인’의 일환이다. 학생들의 안경 완성품은 2~3주 후 학교에 이름표를 표기해 배송될 예정이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