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안병영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4년 주요 업무계획'은 교육의 경쟁력과 공공성, 신뢰성을 높이고 분권화.자율화를 확대하는 내용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인적자원개발 업무를 총괄하는 부처로서 위상과 역할을 확대하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교육부는 "인적자원 개발, 지역균형 발전, 사회통합 등 3대 부문에 역점을 두고 이를 13대 세부 과제로 나눠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이 과거 업무보고에서도 그대로 나온 것이어서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 인적자원개발 기능 확대 = 관계부처 공동으로 인력수급 통계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적자원개발지수(HRD Index)를 개발하며 학교 위주의 교육통계정보를 교육과 노동시장 전체에 대한 통계정보로 확대한다. 노동부.산업자원부 등과 함께 인적자원개발인증제를 도입해 모범적 기업을 인증함으로써 기업의 자발적인 인적자원개발 투자를 유도한다.
14개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구성된 인적자원개발회의(위원장 교육부총리)를 산업체 등 민간분야와 지역인적자원개발 관련 인사도 참여하는 국가인적자원개발위원회(위원장 대통령)로 격상시켜 국가와 지방의 교육인적자원정책 최고 심의기구로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방교육재정을 제외하고도 2001년 현재 13조950억원에 달하는 각 부처인적자원개발 관련 예산을 편성할 때 우선순위 등을 조율하기 위한 사전조정제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 대학 경쟁력 강화 = 인문사회, 기초과학 등을 지원하기 위해 상반기 기초학문 육성 5개년(2005~2009) 계획을 세우고 수도권 7~8개 및 지방 7~8개 등 15개 안팎의 우수 대학을 집중 육성하는 '포스트(Post) BK21' 사업도 본격 준비한다. 대학평가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학문분야별로 5년 평가주기제를 도입하며 민간평가 기구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상반기 국립대 체제개편안을 마련, 지역거점대학과 소규모 대학, 교육대와 인접 사범대간 통폐합을 유도하고 권역내 대학간 연합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유사 또는 중복 영역의 통폐합을 전제로 행.재정 지원을 강화한다.
하반기에는 사립대간 자발적 인수.합병(M&A)을 촉진하기 위한 절차와 재정 지원 등 유인책을 마련하고 경영이 어려운 사립대의 퇴출 경로도 법제화할 예정이다. 즉 한계상황에 놓인 대학법인을 판단하는 지표를 개발, 계고기간을 거쳐 해산을 권고하고 학생 보호 및 재산출연자에 대한 잔여재산 일부 귀속 등 특례 규정도 입법화한다는 것.
외국 교육기관 유치를 위한 관련 법령을 6월까지 제정하고 외국대학과 교육과정을 공동운영하는 공동학위제(Joint Degree)를 도입하며 만2천명인 외국인 유학생을 2010년까지 5만명으로 늘리기 위한 종합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 교육의 분권화.자율화 확대 = 지방교육행정 체제를 학교 및 지역사회 위주로 전면 개편, 고교 관련 사무를 지역교육청으로 넘기고 시.도교육비특별회계 예산편성기본지침을 폐지한다.
교육과정 운영, 수업.평가 관리, 예산편성 등 학교운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단위학교에 대폭 일임하며 교사회.학부모회 법제화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다. 지역혁신체계(RIS)에서 대학이 중심역할 수행하도록 '지방대학 혁신역량 강화 사업' 올해부터 5년간 1조4천200억원을 지원한다.
수도권 접경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서울 등 수도권 소재 대학 가운데 1~2개 대학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옮기는 방안도 추진된다.
◆ 교육의 공공성 확보 = 전체 고1학년을 대상으로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5개 교과목에 대해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되 학생.학교 평가나 서열화 용도로 활용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공통적.핵심적인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제시, 대학은 이를 개설하고 학생은 이를 이수해야 교원 자격증을 주도록 할 예정이다.학교체육을 생활.평생체육으로 바꿔 체육특기생 진학 규정을 개선하고 전국소년체육대회 운영 개선안을 마련하며 폭력 예방 및 근절 노력을 학교.교사 평가에 반영한다.
실업계고를 첨단학과 위주 특성화고나 인문.직업과정이 같이 운영되는 통합형고체제로 재편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근로청소년들이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근로장학제도'를 도입한다.
주5일근무제에 따라 다양한 주말 능력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직장인 대상 주말대학 운영, 일반인 대상 취업기술교육(제빵 등)도 지원한다.
◆ 교육의 신뢰성 확보 = 교육만족 지수와 지표를 개발하고 민원 사후만족도 확인제(Happy Call)를 활성화하며 민원처리과정을 휴대폰 문자서비스로 제공한다.
학교구성원간 갈등 해소를 위해 초.중등학교 단위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를 교육청 및 학교 단위 학교분쟁조정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사립대에 대해서는 자문기구인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법적기구화할 예정이다.
'에듀 클린'(Edu-Clean) 시스템을 구축, 사학 감사 전담부서를 설치해 공인회계사나 시민단체(NGO) 등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며 학부모 감사청구제를 도입, 일정 수 이상의 학부모가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사학법인 이사회에는 외부인사 참여를, 국립대 의사결정과정 및 총.학장 선임에는 다양한 대학구성원이나 학부모, 지역인사 등의 참여를 유도하고 일반.기성회.연구비회계 등으로 복잡한 국립대 회계 구조를 단순화하며 사립대 예.결산.감사보고서도 상시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