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 선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이나 단체 구성원들이 끼를 발휘하는 것이다. 끼는 가만히 있으면 그냥 나오지 않는다. 재능은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단체 출연일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의 힘을 합쳐야 한다. 마음이 하나가 돼 혼연일체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그것이 예술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 26일 오후 수원의 광교호수공원 마당극장에서 열렸던 수원, 화성, 오산 예술인들의 ‘행복한 동행’에 수원시평생학습관 뭐라도 학교 포크댄스 팀이 영광스럽게 출연했다. 행사의 공식 명칭은 ‘제3회 한마음 어울림 문화페스티벌’이다. 수원, 화성, 오산의 예술인들이 한데 모여 발표 축제를 갖고 우의와 화합을 다짐하는 자리다. 나는 포크댄스 팀의 일원이 돼 출연했다.
수원시 광역행정시민협의회가 주최하고 협의회 역량강화분과와 경기문화예술단체연합회가 주관한 이 행사는 옛 수원군 지역인 수원·화성·오산시 민간 예술동호인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3개 시의 상호 협력과 우의를 다지는 시민 참여형 축제다. 처음 2015년에 시작했으니 올해 세 번째 열리는 행사다. 3개시 행정구역은 나누어져 있으나 예술인들은 이미 상생 협력을 하고 있었다.
올해 축제에는 수원 10개 팀(164명), 화성 10개 팀(105명), 오산 5개 팀(51명) 등 25개 팀 320명의 민간 예술동호인들이 참여했다. 한국 전통무용, 풍물·민요 공연, 댄스 공연, 팬플루트·하모니카·색소폰 연주, 오케스트라 등 국악과 양악이 어우러지는 다채로운 공연이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은 다양한 공연 예술 장르를 접하고 출연자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했다.
여기서는 무대에 서기까지 연습 과정과 당일 축제를 스케치해 보고자 한다. 그 동안 학습관에서 꾸준히 이루어진 포크댄스가 출연이 확정되자 7월 3일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다. 제일 신경을 쓴 것은 포크댄스 종목 선정. 출연자들만 즐겨서는 아니 되고 보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는 것이다. 그리해 세계의 포크댄스 중 코로부시카, 오슬로 왈츠가 선정됐다.
출연자들의 연습시간을 확보하기 위헤 주 2회 오후 시간을 정했다. 참가자들의 바쁜 일정들을 고려해 편한 시간을 택하도록 했다. 월요일보다 화요일이 참가자 수가 많았다. 포크댄스 명칭과 대형, 포지션, 동작이름을 알고 구분동작으로 익힌다. 전체 구분동작이 끝나면 연결동작을 한다. 전체를 연결동작으로 몇 차례 반복하면서 동작 순서를 익힌다. 나중엔 음악에 맞춘다. 그리고 세부 동작을 다듬어 수준을 높인다.
다행이 포크댄스는 동작이 간단해 따라하기 쉽고 반복되며 남녀 파트너가 바뀌어 흥미가 진진한 민속무용이다. 사용하는 음악도 몇 번 반복해 들으면 금방 익숙해져 입으로 흥얼거릴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출연자 확정하기다. 20명 정도는 돼야 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출연진 인원 수 확보는 콜라보로 하고 생음악 반주로 성사되기 까지 경기문화예술단체연합회 박상화 회장의 도움이 매우 컸다.
우리 팀이 연습한 기간은 두 달. 리허설은 생음악 반주에 맞추어 입장과 본 무용, 퇴장 연습도 했다. 대개 녹음 반주에 맞추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는 호강을 한 셈이 됐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축제에선 생음악 반주가 일상이다. 이것은 편곡자에게 악보를 건네고 편곡자가 악기별로 악보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음악과 포크댄스가 콜라보레이션을 이룬 것이다.
행사 당일, 오전 리허설을 앞두고 마당극장 주위를 둘러보았다. 중앙무대를 비롯해 탈의실과 출연자 대기실이 준비됐다. 무대 맞은편에는 수원·화성·오산의 옛 모습 흑백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풍선 아트, 천연비누 만들기 등 4개의 부스도 설치됐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한 의무실에 의시도 배치됐다.
오늘 페스티벌에서 인상적인 것 몇 가지. 3개시 300명 이상의 출연자가 등장하는 행사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체계적으로 준비되고 운영된 점이다. 주최 즉에서는 사전 대표자 회의를 2회 갖고 운영사항을 점검했다. 포스터와 프로그램이 나오고 언론에도 홍보가 됐다. 이것이 진정 예술인들의 축제라는 점이다. 행사 당일 하루를 점심가지 준비해 마치 소풍 나온 가족처럼 즐기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참여 연령대가 어린이에서부터 장년층에 이르고 다양한 장르의 신명 나는 예술이 등장해 관객들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동참할 수 있었다. 25개 출연팀이 따로따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해 14개로 출연하니 요즘 대세인 융합과 복합이 이루어졌다. 포크댄스의 경우, 뭐라도 학교와 해오름 이송녀 한국무용단, 나무그루 색소폰 앙상블이 연합했다. 이렇게 하니 포크댄스에 동서양의 조화, 과거·현재의 조화가 이뤄졌다.
한마디로 이번 페스티벌은 프로그램이나 수준면에서 성공작이었다. 주최, 주관 측에서도 이처럼 의미가 큰 좋은 페스티벌을 연1회에서 연2회로 확장하는 것을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예술인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마당을 활짝 열어놓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3개시 예술인들이 뿌리가 하나임을 생각하면서 피스티벌을 통해 상생의 터전을 닦는 위대한 작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수원시처럼 화성·오산시 행정 당국의 적극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