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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여행 현지에서 느끼는 것들 2

이번 추석을 전후한 한국의 연휴는 역사상 가장 긴 기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가기에 공항은 북적거렸다. 필자도 9월 27일 부산을 출발해 나리타에 갔다. 치바에서는 저녁에 오래 전부터 교류하던 일본인 현직 교사들과 식사를 하면서 한일교류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9월 28일(금) 오후에는 도쿄한국학교에서 연구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특강을 하고 인근 기독교회관에서 선생님들과 연수에 관한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아들 집에 들러 새로 이사한 집을 둘러보고 3일간 함께 지내다가 도중에 코베에서 내려 외국인 거류지를 관광하고 히로시마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미야지마를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곳에도 역시 많은 외국인들이 북적거렸다.


히로시마에서 1박을 한 후 아침 일찍부터 미야자키역까지 많은 시간을 기차로 달렸다. 미야자키의 아오시마는 전에 가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여유있게 시간을 갖고 바닷물이 빠진 현장을 둘러 볼 좋은 기회가 된 것이다. 섬에 들어가 다시 한번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됐다. 짐을 맡긴 장소에서 81살이 된 할머니를 만났는데 작년에 남편을 잃었다면서 부부가 살아있을 때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라는 당부도 귀에 남아 있다.


큐슈의 최남단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예전에 교통이 매우 불편한 곳이었으나 큐슈신간센이 개통되면서 많이 개선됐다. 이곳은 과거 시마즈 영주가 지배한 지역으로 막부 말기에는 일본 최초로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곳이다. 다네가시마는 포루투갈에서 처음으로 총이 들어온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오스미반도에 있는 우치노무라 로켓센터와 함께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야쿠시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그중에서도 조문스기나무는 7200년이라고 전해지는 야쿠시마의 상징물이 되고 있다.


가고시마시의 높은 곳에 자리잡은 시로야마 관광호텔에서는 분화를 거듭하는 사쿠라지마가 눈 앞에 보인다. 이곳에서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 끌려간 심수관의 15대 후손이 대를 이어가면서 만든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어서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도자기의 원산지는 한국이지만 이처럼 15대를 이어가면서 도자기를 발전시키는 문화는 일본인의 위대한 인내심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가고시마에서 숙박을 하고 큐슈의 최남단 관광지인 이부스키에 도착했다. 이곳은 1993년에 후쿠오카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가족과 방문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아직도 검은 모래 찜질을 하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10월 5일, 모래찜을 마치고 온천에서 몸을 푼 후 열차 시간이 많지 않아 저녁 식사를 하고 오후 7시 48분 기차를 타고 이부스키역에서 가고시마중앙역을 향하는 시간이었다. 일본에서 여러 지역을 다녀봤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일본 고등학생들에게 자리잡고 있는 문화를 발견했다.



학생들의 겉 모습으로 보아 운동부에 소속된 학생들이었는데 같이 통학하는 차 안에서 운동부 후배 학생이 먼저 하차를 하기 전에 선배가 앉은 자리에 찾아가서 정중히 인사를 하는 것이다. 이 시간이 오후 8시가 넘은 때라 손님도 많지 않았지만 가방은 전차 의자에 놓지 않고 차 바닥에 놓은 것을 보니 철저하게 사람이 앉아야 할 곳이라는 것을 지키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것에서 한국인의 시각에서 보면 참 융통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동과 달리 차 안에서는 떠드는 소리가 전혀 없고, 휴대전화는 걸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다. 남을 존중하고 차 안이 모두의 공간이라는 점을 잘 이해하고 공중도덕을 지키는 모습에서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면 9시가 넘을텐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일본 학생들의 일상이다. 이처럼 일과는 끝났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있으니 당연히 선생님도 학교에서 함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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