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4·15 총선을 앞둔 시점에 자체 성안한 '우수교원 확보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특별법안' 보고서를 발간, 1일 각 정당에 전달하고 연내에 이 법안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총 보고서를 통해 교총이 자체 성안한 이 법안 제정의 필요성, 법안의 주요 내용, 추진 과정과 제정 전망을 알아본다.
◇왜 우수교원확보법안이 제정돼야 하나=교총은 이 법이 제정돼야 하는 이유로 교직의 위기 상황과 외국의 사례를 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직업의 평가를 그 직업에서 얻게 되는 경제적, 정치적 힘으로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교직은 보수가 높지 않고 권력 엘리트 집단이나 산업인력 집단의 역동성과는 초연해야 한다는 성격 때문에 우리 사회 역시 전통적으로 교직에 대해 갖고 있던 직업적 권위가 흔들리면서 교원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게다가 공교육의 위기현상으로 학교교육 및 교원에 대한 신뢰는 더욱더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년단축 이후 교원 무시 내지 소외정책으로 교사의 정체감이 더욱 낮아지고 책임과 사기 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2001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국민여론조사에서도 초·중등학교의 개선을 위해 필요한 사항의 1순위로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들고 있다.
그리고 특정직 공무원과 비교했을 때 교원의 보수 수준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현재 생애 월평균 소득을 일반직 공무원을 100으로 했을 때 비교지수는 군공무원이 121, 경찰공무원이 113, 공안직이 110인데 비해 교원은 109에 해당돼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에 관한 구체적 정책 부재와 교직단체 이원화 정책으로 인한 교직사회의 대립 심화,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및 교원예우규정의 입법취지 미흡, 교직단체와의
교섭·협의 및 교섭 합의사항의 미 실현으로 정부에 대한 교원의 신뢰가 점점 저하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교직의 문제 상황에서 우수인력을 지속적으로 교직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유인 체제가 제도화돼야 하며 이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특별조치가 법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과거 1970년대 이전 일본의 경우 교원처우 수준의 저하로 인한 교직의 인기 하락으로 교직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교원노동조합의 경제투쟁 노선 확립으로 대정부 투쟁이 심각해 이른바 교육황폐화의 우려가 심각하게 논의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74년 자민당은 '교직원 급여개선에 관한 임시조치 법안'을 제안했고 이 해에 '학교교육 수준의 유지 향상을 위한 의무교육 제학교 교육직원의 인재확보에 관한 특별조치법'(약칭 인재확보법)이 여·야 만장일치로 가결·공포됐다. 인재확보법에 의해 3년간 교원보수는 30%나 인상됐고 사범계 대학이 의학부와 함께 인기학과가 됐다. 기업체의 인력이 역류하여 교직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이 정책은 일본 교육발전에 상당히 긍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총은 우수교원확많?제정으로 우수인력의 교직 입문 유인가가 높아지고 교원의 사기가 진작되며,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대한 국가 지원 의무화, 교직발전 추진기구를 통한 교원지위 향상, 국가 수준의 장기 교직발전 계획 추진 등 효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보고 있다.
◇교총은 자체 성안한 법안에 무엇을 담았나=이번 우수교원 확보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특별법은 과거 교원의 경제적 처우 향상을 중점으로 한 논의와는 달리 전문성 신장을 보다 비중 있게 다루었다. 이러한 양대 목적간의 균형의 유지는 국가 긴축재정 상황에서 이 입법을 지원할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이 법안은 교원 양성 및 직무 수행, 그리고 연수 강화 등의 조치를 교원의 경제적 처우 향상에 우선해 제시하게 됐다. 교원양성 측면에서의 핵심 내용은 교원양성기관 교육의 현실 적합성을 담보하기 위해 신규교수 채용에 있어 현장 경력자를 확보토록 하는 조치와 교직사회의 갈등에 적극 대처하고 교육공동체를 이끌어갈 교원 자질의 함양을 위해 법률교육 과정을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직무 수행상의 전문성 확립을 위해 직무에 관한 별도의 규정과 근무평정에 대한 규정을 정비할 것을 강조했으며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내실화 방안 강구의무 및 지원책을 포함토록 했다. 현직 연수 내실화 방안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교원의 자격·직급·업무별 주기적 연수, 교원 안식년제, 교원 해외체험 연수 등을 제안했다.
경제적 처우향상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비교의 준거를 제시하지 못한 선행 입법 및 관련 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특정직 공무원 보수의 평균 이상'이라는 하한선을 제시하게 됐다. 또한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해 교육공무원의 보수·수당규정을 별도로 제정하도록 입법을 촉구했다. 끝으로 이러한 장기적이고 국가수준의 교원정책의 수립과 추진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교직발전특별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했다.
이 위원회의 인적 구성에 있어서는 앞으로 법안의 재정·인사 면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행정자치부장관 및 기획예산처장관 그리고 중앙인사위원회위원장을 위촉토록 하는 구상을 제안했다. 한편 법률의 형태에 있어서는 특별법 방식을 취하고 부칙에는 관련 조치의 완성 시기를 3년 6개월 뒤인 2007년 7월1일로 제시했다.
◇이 법안 추진 과정과 제정 전망은=교총은 87년 6월25일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심의회에 '우수교원 확보 및 교원처우 개선을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요구했다. 당시 교육개혁심의회는 1987년 12월 교육개혁 보고서를 통해 이 법 제정을 대통령에 건의했다. 교총은 이 법 제정을 위해 교육부와의 교섭, 대선·총선 공약 반영 활동, 정책토론회 개최 등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그 동안 교총과 교육부는 92년 7월 교섭 이후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을 다섯 차례나 합의했다. 92년 11월 14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자유당과 통일국민당은 이 법 제정을 공약했다. 96년 4월 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한국당이 공약했다. 97년 12월 15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새정치국민회의, 자민련, 국민신당이 공약했다. 2000년 4월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공약했다.
2002년 12월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공약했다. 지난해 5월 스승의 날 고건 총리는 우수교원확보법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비로서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이 정치권의 공약 단계를 넘어 행정부로 넘어 온 상황이다. 이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앞장서 구체적인 안을 내놔야 한다. 교총이 이번에 구체적인 법안을 자체 성안한 것은 총선 과정에서 정치권의 다짐을 다시 이끌어 내는 동시에 교육부의 법 제정 작업을 견인하고 촉구하는 의미가 강하다.
이 법 제정이 언제 가시화 할 것이냐는 전망은 결국 이 법안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당위성 인식, 교원들의 단합된 의지,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 구축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섣불리 단정짓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