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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나눔세상, 선생님이 간다] 교장선생님들의 따뜻한 음악 ‘한 그릇’

인천 관리직 밴드 ‘더 블루’

11일 부평역에서 ‘빨간밥차’ 봉사
50분 색소폰 공연 뒤 배식도 도와
‘스승의 날’ 평교사 위해 공연 계획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수은주가 영하 15도까지 내려간 11일 오전, 인천 부평역 앞 공간에 마련된 무료급식소 ‘사랑해 빨간밥차’에는 특별한 광경이 펼쳐졌다. 인천 관리직 밴드 ‘더 블루(The Blue)’ 소속 회원 9명이 찾아와 색소폰 공연을 선사하고 배식을 돕는 밥차 봉사에 나선 것.
 
이날 ‘더 블루’ 회원들은 배식 전 급식소에 모인 어르신들에게 음악을 들려줬다. 원래 드럼, 전자기타, 키보드, 색소폰 등 다양한 악기들로 화음을 맞추던 이들이었지만 비좁은 천막급식소 현실을 감안해 이날은 색소폰 파트 3명만 공연을 준비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인천 초중등 교장들의 밴드입니다. 오늘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한 공연 시작하겠습니다."
 
‘더 블루’ 회장인 박경덕 연송초 교장이 소개를 마치자 ‘색소폰 세션’ 멤버인 오승호 계산여중 교장, 박찬구 부흥초 교장, 안경재 안산초 교장이 악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머나먼 고향’, ‘섬마을 선생님’, ‘소양강 처녀’ 등 애창곡들이 나올 때마다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흥에 겨워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들썩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앵콜곡을 요청했다. 곧 배식이 시작되는 만큼 곧바로 가수 태진아의 히트곡 ‘사랑은 아무나 하나’가 구성지게 연주됐다. 색소폰 연주에 박 회장의 맛깔스러운 보컬 솜씨가 어우러져 분위기는 한껏 무르익었다.
 
50분 공연이 끝나자 어르신들은 아쉬운 표정을 뒤로한 채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연주를 마친 교장들은 곧바로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 봉사에 돌입했다.
 
‘더 블루’ 회원들은 이날 급식소를 찾은 500여명을 맞아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따뜻한 한 끼를 대접했다. 이들은 저마다 지역 어르신들의 환한 모습에 보람차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회장은 "그동안 교육 공동체들에게만 공연을 선보이다 처음으로 외부에서 함께 봉사 활동을 하게 돼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곳으로 찾아가 봉사하겠다"고 전했다.
 
‘더 블루’는 지난 2016년 인천교육포럼 출범 때 관리자들이 직접 축하공연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창단한 전국 최초의 관리직 밴드다. 관리자들이 평교사 못지않은 열정을 불태우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먼저 보여주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
 
지난 2년 간 ‘더 블루’는 매주 1회 이상 만나 연습하고 학교, 교육청 등에서 무료 봉사를 하고 있다. 또한 초중등 교육자들 간 교류 활성화 차원에서 뜻깊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평교사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팀 내 ‘유일한 평교사’ 변윤섭 인천능내초 교사는 총무를 맡아 창단 이후 매니저 역할을 마다 않고 있다. 창단 당시에도 선배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음악을 좋아하는 관리자들을 회원으로 유치하는 등 산파 역할을 했다. 
 
이날 변 교사는 "올해 스승의 날, 후배 평교사를 위한 공연을 계획하고 있고 소년원처럼 따뜻함이 필요한  곳을 찾아 나설 예정"이라며 "선배들의 활동을 계속 뒤에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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