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아 이와 관련된 책을 찾던 중 ‘후성유전학’을 접하게 되었다. 후성유전학이라는 학문을 탐구하면서 유전학 중 후천적 형질은 자손에게 유전되지 않는다고 배웠는데, 후성유전학은 이와 반대되는 내용으로 후천적으로 습득된 형질도 환경에 적응하면서 후손에게 유전된다는 이론이다.
이론은 흥미로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후성유전학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이해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독후감상문을 쓰려고 한다.
후성유전학은 후천적으로 얻은 형질도 환경에 적응하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학문은 후성유전학이 있기 전 라마르크의 용불용설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기린은 원래 목이 짧았는데, 높은 나무에 매달린 잎을 먹으려고 계속 목을 늘려 나중에는 목이 길어졌다는 이론이다.
후성유전학은 이 같은 이론을 일부 받아들이고 있다. 같은 유전자가 있더라도 먹는 것이나 운동 등의 생활습관으로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되기 때문이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DNA에 메틸기가 붙어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DNA가닥을 실패처럼 감아 놓는 히스톤 단백질에 아세틸기가 끼어들어 실패가 잘 풀어지게 하여 유전자 발현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다.
필자가 읽은 책은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페터 슈포르크)’이다. 작가는 후성유전학이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패턴이 우리 몸의 유전 물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런 요인으로 배고픔, 중독, 스트레스, 사랑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작가의 견해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각자 다른 모습과 행동을 한다. 무엇 때문일까. 바로 생활습관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과 생활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모습과 행동도 달라지는 것이다. 옛말에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다. 후성유전학에서는 일리 있는 말로 통한다. 왜냐하면 부부는 함께 살면서 비슷한 생활패턴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같은 병균을 가졌는데도 어떤 사람은 그 병으로 죽고 어떤 사람은 죽을 때까지 그런 병균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것은 평소의 생활패턴이 그 병의 유전자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후성유전학이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후성유전학으로 우리 인간의 수명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해독해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활성화시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성유전학은 암도 더 빨리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암의 유전자를 해독하여 얼마나 공격성을 띄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수명연장과 질병치료에 관해서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시한부 선고를 했을 때 환자는 생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숲으로 들어가 요양한다. 그런데 이런 요양으로 질병을 치유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이것 또한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웃음치료, 박수치료, 심리상담 같은 활동들은 의사와 전문 의료기기들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박수치고 웃고 즐기는 것이다. 이것으로 어떻게 질병을 치료하는 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길이 없다.
후성유전학은 이런 후천적 요인으로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키거나 메탈기가 붙어 발현을 방해함으로써 우리 몸에 있는 유전자에 영향을 줘 치료를 해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성유전학에 대해 살펴보았다. 어려운 듯 보이지만 실생활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전에는 후성유전학은 말도 안 되는 이론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후성유전학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후성유전학은 지금도 과학자들에 의해 계속 연구되고 있으며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연구를 통해 후성유전학이 우리 실생활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올 수 있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