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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밝고 맑은' 아이들


'밝고 맑게'. 중학교에 근무하게 되면서 우리 반 급훈으로 정한 것이다. 교직을 시작 할 때부터 머리 굵은 녀석들만 상대하다가 처음으로 어린 학생을 대하면서 제일먼저 떠 오른 게 이 단어였다.

고등학생정도면 체격에 있어서도 제법 어른 티가 날 뿐만 아니라 자기 앞일에 대해서도 어는 정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행동하는 시기인지라 어른 흉내를 내는 사고를 치기도 해 적잖이 상대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내내 그런 아이들만 접하다가 처음 마주친, 그것도 갓 초등학교 졸업한 신입생들…. "어떻게 해요?" 하면서 달라진 환경에 새롭게 적응하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느낌을 받는다.

조그만 실수도 절대로 그냥 보아 넘겨주지도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것을 채우려는 녀석들, 자기들 깐에는 열심히 했다고 우겨대는 그래서 빨리 검사하고 집에 보내 달라는 청소도 아직 뒷손이 가야 정리가 된다.

소유개념이 확실치 않은 탓인지 분실물 함에 자기 물건이 들어있어도 찾아 갈 생각도 하지 않는 녀석들에게 매일 물건을 돌려주어도 보관함에는 안에는 또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이 있다. 그러나 자기 것이 아니면 아무리 좋아 보이는 물건이라도 탐을 내지 않은 조그만 마음이 순수해서 좋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어른이 되기 위한 질서를 조금씩 깨달아 가는 호기심 가득한 그들의 눈을 보면서, 늘 활기차고 보람된 삶을 살아가라는 뜻에서 '밝고'를, 진실 되고 거짓 없이 행동하라는 듯에서 '맑게'를 떠올렸던 것이다. 담긴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담게 될 그들이 가슴에 깊이 새겼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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