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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아이들의 화장(化粧), 선택이 아니라 필수?

아이들의 지나친 화장, 이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신학기가 시작된 지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예년보다 크게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 중 하나가 화장한 아이들의 수(數)다. 한 학급 기준 10명 중 3명의 아이가 화장을 할 정도로 그 수(數)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화장을 한 학생의 수가 과반이 넘는 학급도 더러 있다. 반면, 지금까지 화장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여학생도 생각보다 많았다.


물론, 학교 차원에서 화장을 규제하는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나 그다지 실효성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심지어 화장(化粧)을 즐기는 일부 아이들은 학생 인권과 개인 프라이버시를 운운하며 화장 단속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늘 화장을 하며 다니는 여학생 몇 명에게 화장하는 이유를 물었다. 질문에 아이들은 당황스러워하며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단순한 호기심에 친구를 따라 하는 모방 화장이 많았다. 몇 명의 아이는 하루라도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얼굴을 내밀고 다니기가 민망하다고 말해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었다.


화장을 언제 하느냐의 질문에 아이들 대부분은 학교에서 한다고 하였다. 집에서 화장하고 학교에 등교한다는 아이 중 일부는 아침밥은 걸러도 화장을 꼭 한다고 하여 심각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화장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이 많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주로 화장하는 시간은 정규수업 1교시와 마지막 시간이었다. 등교하자마자, 아이들이 책상 위에 제일 먼저 꺼내놓는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화장품 케이스와 거울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 종이 날 때까지 아이들은 교사의 눈치를 살피며 화장으로 딴전을 피우기 일쑤이다. 


화장법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배웠다는 아이들이 많았으며 친구들로부터 화장법을 배운 아이들도 의외로 많았다. 반면, 전문가나 부모로부터 화장법을 배운다는 아이는 드물었다. 제법 화장을 잘하는 한 아이는 친구의 화장을 지적 질하며 화장을 고쳐주기도 하였다.


화장품을 사는 비용은 아이마다 각기 달랐으나 평균(2달 기준) 2만 5천 원 정도였다. 그리고 비용이 다소 부담되듯 서로 마음이 맞는 아이들끼리 돈을 모아 산 화장품을 함께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어떤 아이는 어머니 화장품을 몰래 훔쳐 바른다며 양심선언을 해 아이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 도가 지나치면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생의 신분을 넘어선 짙은 화장은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공부해야 하는 수업시간에 화장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아이들에게 적절한 제재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선생님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업시간 책상 위에 거울을 꺼내놓고 화장을 일삼는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해 둘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화장을 못 하게 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사춘기 모든 것을 해보고 싶어 하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올바른 화장법과 화장의 부작용 등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우리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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