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진보 시민단체 학교생활갈등회복추진단(이하 추진단)이 보수성향인 임해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와 손을 잡았다.
임 후보가 23일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폭력예방법(이하 학폭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밝힌 자리에 구자송 추진단 단장도 함께했다. 추진단은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힘쓰는 진보성향 단체다. 구 단장은 진보 교육시민단체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양 측은 "학폭법은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하기 위한 법이지만 적절한 피해자 보호조치가 없고, 사소한 갈등까지 처벌하게 하는 한계점 때문에 학교폭력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교육적 해결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구 단장은 각 후보들에게 자신들의 정책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정책과 임 후보의 공약이 잘 맞아 협력하기로 했다. 그는 "추진단의 정책 제언을 수용해준 임 후보에게 감사하다"며 "아이들만 바라보고 활동하는 우리로서는 임 후보가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지만 선거에서 가시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는 이유로 교육감 후보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경기도내에서는 학교폭력 심의건수가 2014년 4107건, 2015년 4198건, 2016년 5481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재심 청구건수도 2014년 152건, 2015년 191건, 2016년 295건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분쟁 조정이 해결되지 않아 행정심판으로 진행되는 사례 역시 2014년 81건에서 2016년 115건으로 증가 추세다.
추진단 측은 이런 가운데에서도 실질적인 해결책 보다 정치에만 매몰되는 현직 교육감에게 한계를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단원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학생들은 자신의 권리만 내세우는 가운데 교원들은 학교폭력에 대해 손을 쓰기 힘들다"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현명한 방법을 찾다 도출된 결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임 후보는 도교육감에 출마하면서 교권 회복, 학교폭력 해결 등을 내걸었다. 임 후보는 추진단의 합류에 "학폭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추진단의 정책제언을 수용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갈등과 폭력을 치유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추진단은 임 후보에게 △역할극, 연극 등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 △단위학교에 갈등조정 전문가 배치 △갈등 상황 발생 시 2주(14일 이내) 동안 대화의 장 마련하는 학교폭력 숙려제 도입 △학교폭력 관련 서류 업무의 간소화 △도교육청, 지역 교육청 차원의 지원단 및 자문단 구성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