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2년 전 설립한 교육인생이모작지원센터(이하 이모작센터)가 사전선거운동을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적근거 없이 시교육청의 예산과 인력을 지원한 만큼 ‘특별한’ 목적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모작센터는 2016년 4월, 시교육청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설립된 산하단체로 2000∼3000명의 퇴직교직원 봉사단을 지원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본청 학교보건진흥원에 1센터를 두고 운영하다 올해 3월 말 서울 신설동에 4층 규모의 건물까지 마련해 2센터도 열었다.
지난해 예산 8억4000만 원을 배정한데 이어 올해는 두 배 가량 늘린 16억 원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시교육청 공무원도 1, 2센터 통틀어 총 3명이 근무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퇴직교직원 봉사활동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해 7월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교육지원센터를 개소했고, 향후 11개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러나 퇴직교원들은 이모작센터 설립 자체가 법적근거 없이 설립된 불법단체라고 지적하고 있다. ‘퇴직교원 평생교육활동 지원법’에 따르면 한국교육삼락회(이하 삼락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 그 외 퇴직교원단체에 대한 근거는 없다. 삼락회는 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 차원에서 퇴직교원들을 위한 단체를 직접 운영할 수 없으며, 삼락회에 지원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당시 시교육감이었던 조희연 서울교육감 예비후보의 사전선거운동을 위한 단체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관련법을 무시하고 직접 퇴직교원을 위한 단체를 운영한 만큼 조 후보의 사조직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퇴직교원 A씨는 "이모작센터의 근본목적은 퇴직교직원들의 전문성을 살려 서울교육 지원을 통한 건전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자는 것이라는데, 이를 위해서라면 법적 단체인 서울삼락회와 협력하고 예산을 지원하면 될 일"이라며 "공적인 공간을 할애해 예산과 공무원을 투입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이모작센터가 법적근거 없이 만든 단체임을 시인했다. 평생교육과 관계자는 "법적근거가 미비한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지적도 여러 차례 받아 법적근거를 만들기 위한 TF를 조직해 조례로 근거를 만들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선거운동 의혹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이 관계자는 "선거 직전에 만들었으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2년 전에 설립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선거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이모작센터는 삼락회와 달리 퇴직교원단체가 아니라 퇴직교원의 전문성 향상, 봉사활동 등을 위한 순수한 단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