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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육가족상 수상가족>"학교 하나 세워도 되죠"

화제 만발 교육가족상 수상 네 가족


2004 스승의 날을 맞아 오는 15일 교총 대강당에서 열리는 제52회 교육공로자 표창식에서는 네 가족이 교육가족상을 받는다. 본인과 자녀 셋, 두 사위가 모두 특수교사인 양종의 교장(58·성남혜은학교) 가족을 비롯해 정두회(62·서울 선정고) 교사, 조규작(61·충북 삼양초) 교사, 하현천(60·경남 월영초) 교장 가족이 그 주인공. 가족(직계 존·비속 및 배우자) 중에 교원이 6명 이상이다 보
니 모두들 "학교를 하나 세워도 될 정도"라고 말한다.

*특수학교 '진짜' 세울 계획
△양종의 교장 가족=자녀 세 명과 사위 모두가 '특수교사'로 교육가족상을 받은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 교장은 "장애학생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는 교육활동에 최선을 다하라는 주문
으로 여기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장녀 양수현(28·경기 명현학교) 교사, 차녀 양유선(27·수원
서광학교) 교사, 그리고 막내아들인 양동욱(23·경기 성심학교) 교사가 모두 아버지에 대한 감명 깊은 기억을 더듬다 같은 길을 가게 됐다.

올 3월 새내기 교사가 된 양동욱 교사는 "초등학교 때 따라간 혜은학교에서 창 너머로 아버지의 수업을 많이 봤다"며 "그 위대한 추억에 지금껏 최면에 걸려 결국 특수교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달 한 두 번은 모여 학교며 학생 얘기를 나누는데 그 자체가 살아있는 연수"라며 장점을 꼽았다. 수현·유선 씨와 대학원에서 만나 결혼한 맏사위 이관선(30·한국경진학교) 교사, 둘째 사위 성치영(33·한국우진학교) 교사까지 합세하면 작은 특수학교 하나를 운영할 만하다.

실제로 양 교장은 장학사 시절부터 키워 온 특수학교 설립의 꿈을 언젠가는 꼭 이룰 요량이다. 가족들도 그의 뜻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그는 "이미 부지도 마련했고 '경기푸른학교'라는 이름도 지어 놨다"며 "가족이 주축이 되는 정신지체 특수학교 설립을 꼭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36년간 초등교육과 특수교육에 헌신해 온 양 교장은 특수교육 교수-학습자료와 도서 개발로 수 차례 표창을 받았고 성남혜은학교, 분당 성은학교, 안양 해솔학교 교가에도 작사자로 이름을 올렸다.

*수학교사만 넷 '상부상조'
△정두회 교사 가족=아들 삼형제와 며느리 모두가 교사다. 정두회 교사와 장남 정재호(36·서울 숙명여고)·염설화(31·경기 신능초) 교사부부, 차남 정명직(35·경기 문산제일고)·박선혜(32·경기 봉일천중) 교사부부, 삼남 정동승(32·서울 중앙여중)·남경란(28·경기 화수초) 교사부부 등 7명의 총 교육경력만도 86년. 학교급도 초등교사 둘, 중학교사 둘에 고교 교사 셋으로 골고루다.

남경란 교사는 "결혼식 때 하객 대부분이 교사였고 살면서 만나는 사람도 선생님들이 많다"고 말한다. 정두회 교사는 "아들에게 무슨 압력을 행사했냐는 우스개 농담도 듣는데 결단코 그런 일은 없다"며 웃는다. 인근에 모여 살기 때문에 거의 매주 모인다는 정 교사 가족. 다들 교사다 보니 대화 주제가 자연스레 학교 얘기로 옮겨간다.

유일하게 교사가 아닌 시어머니께서 소외될까봐 며느리들은 화제를 돌려보기도 하지만 정 교사는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한다. "처 위아래 동서나 조카 중에는 교장, 교수가 여럿 있어 아내도 사실상 半교사"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매주 교무실로 변하는 정 교사의 집. 교과지도며 생활지도 등 해결 못할 일이 없다. 수학을 가르치는 박선혜 교사는 "남편과 형제들이 모두 수학교사여서 시험문제 출제까지 뭐든 딴 데 물어볼 필요가 없다"며 "결혼만큼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랑한다.

*방학 때마다 가족여행
△조규작 교사 가족="사위들도 이왕이면 같은 일 하는 게 좋죠. 아무래도 서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할 테니까요." 35년을 평교사로 아이들 곁을 지킨 조 교사는 교직에 있는 세 딸과 두 사위에게 늘 찰떡궁합이라고 말한다.

그는 "명절이나 생일 때 모여서는 특별한 제자 얘기를 꺼내놓고 생활지도나 학습지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정보도 나눈다"며 "특히 방학 등 비슷한 시기에 쉬기 때문에 일년에 한 두 번씩 동해안, 서해안으로 가족여행을 다니는 게 무엇보다 장점"이라고 자랑한다.

서로를 북돋우며 훌륭한 동반자로 커 가는 자녀들 덕에 내년 2월 퇴직을 앞두고도 아쉬움이 덜하다. 5녀 1남 중 교사인 세 딸 말고도 집에는 예비교사가 두 명 더 있다. 올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진주교대에 입학한 삼녀 혜영(28) 씨와 충북대 사대에 복학한 막내 상현(22) 씨가 교직입문에 땀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일을 하는 오녀 혜선 씨가 밖에서는 미운오리로 보여질 정도다. 둘째 사위 송용호 교사는 "욕심은 버리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초심을 지킨다면 교사로서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장인어른의 말씀을 다들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말한다.

장녀 조혜란(33) 교사는 대전 충남고, 차녀 조혜정(31) 교사는 대전 샘머리초, 사녀 조혜용(28) 교사는 대전 가장초, 둘째 사위 송용호(28) 교사는 대전 탄방중, 넷째 사위 장신(29) 교사는 충북 부강초에서 근무중이다.

*아버지 보며 교사의 꿈 키워
△하현천 교장 가족=하 교장은 64년 부산교대를 졸업해 서포초를 시작으로 40년간 학생 독서지도와 국어사랑 교육에 힘쓰고 자연체험 교재 개발 및 학교 숲 시범학교 경영에 특히 힘써왔다. 그런 보람에 더해 4녀 1남의 자녀들이 장성해 세 딸과 두 사위가 후배교사로 뛰어주는 사실이 더없이 뿌듯하다.

장녀 하영리(32) 교사는 경기 한수초, 삼녀 하나리(28) 교사는 부산 봉삼초, 사녀 하달리(26) 교사는 경남 평산초, 셋째 사위 김대영(30) 교사는 부산 사상초, 넷째 사위 금원배(30) 교사는 경남 웅상초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막내 달준(20) 씨도 교대를 목표로 공부중이다.

하 교장은 "형은 중등교원으로 퇴직했고 동생은 마산교육청 장학사인데다 숙모, 제수, 조카딸 등이 교사"라며 "모두 13명이 교원으로 웬만한 소규모 학교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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