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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나쁜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교육주간 주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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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4.05.06 17:01:00

한국교총은 1953년이래 해마다 스승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교육주간으로 설정하고 교육과 교권의 중요성을 국가사회에 널리 알리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 제52회 교육주간 주제는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교총이 배포한 교육주간 주제해설을 통해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의 의의와 방향을 살펴본다.

-왜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인가
"본디 교육은 좋은 것이며 선생님 역시 좋은 분이다. 교육이나 선생님에 들어 있는 좋음의 속성을 새삼 강조하는 뜻에서라면 어색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쁜 교육, 나쁜 선생님에 대립되는 뜻의 말로 이 말을 쓰는 것은 어색한 것이다. 예컨대 '나쁜 천사'가 말이 안되듯 나쁜 교육이면 교육이 아니고 나쁜 선생님이면 선생님이 아니어야 한다. 한편 좋은 교육이나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교육 활동의 지표로 삼게 되는 것은 우리 교육현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현재 학교교육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는 비판이 근본적이며 극단적인 만큼 학교 교육을 믿을만하게 되살리고 그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작업은 교육과 선생님에 대한 근본부터 다시 따지는 자성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때 자성은 교사나 교원단체 등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주문되는 것이다"

-좋은 교육이란
"학교교육은 굵게 보면 세 가지 입장이 맞물리는 정치적 역학 안에서 그 역사를 이루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즉 민주적 평등을 추구하는 입장,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입장, 그리고 사회적 지위 이동에 관심을 쏟는 입장이 학교 교육에 어떤 구도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학교 교육의 양상이
변화를 보였다. 민주적 평등을 지향하는 입장이 우세했을 때는 민주시민 양성을 강조하고 교육기회의 균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경제적 발전을 추구하는 입장이 우세했을 때는 직업교육을 강조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회적 지위 이동에 주목하는 입장이 우세했을 때에는 교육에서의 경쟁과 선발 그리고 평가를 조율하는 데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세 입장은 대체로 공존하며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비중을 지니고 학교 교육의 특징을 만들어왔다고 하겠다. 현재 학교 교육의 위기는 재학생들의 입시 성적을 올리는 경쟁에서 학원(사교육)에 뒤지고 있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학원과 경쟁하며 학원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데 진정한 위기가 있다. 학교에서 '좋은 교육'은 학교의 공공적 사명을 재확인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입시 성적이나 지위 획득 그리고 그러한 사익에 매달린 학생과 학부모 요구에 편승하지 않고 국가 사회에 기여하고 다른 사람과 건전하게 공존할 구성원을 키우는 과제에도 충분한 비중을 둘 수 있을 때 학교교육은 좋은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란
"교원의 권위는 학생에게 도전 받고 학부모에게 도전 받으며 사회적으로도 회의(懷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통적 권위가 작용할 수 있었던 '옛날의 좋았던 학교'는 이제 없다. 교원은 새로운 권위를 구축해야 한다. 교직에 합당한 전문적인 권위(professional authority)로 거듭나지 않으면 교육의 질서는 회복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교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학생에 대해 공감할 수 있고 그래서 학생을 전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다. 가르치는 교과에 대해 통달한 지적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사회에서 교원은 동료애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원은 역사의 징표를 읽고 사회의 앞길을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사회를 넘어 일반 사회에서 교원은 지성적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기대된다. 교원은 인류사의 흐름을 이어가는 핵심적인 고리이다. 교원에 대한 예우는 교직의 직책에 따르는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를 이어가는 데 봉사한 데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얻으려면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품고 있는 교육의 상(像)을 혁신하고 우리 교육체제가 교원을 자율적인 전문인으로 해방시킬 수 있을 때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은 비로소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듯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얻는 일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과제이고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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