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가장 생각나는 첫 번째 음식은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아닐까 싶다. 이번 호에는 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음식 중 하나인 매생이와 굴을 넣은 조랭이떡국과 겨울철 잃어버린 입맛을 돋워 줄 대표적인 봄나물 봄동과 냉이, 그리고 바다 내음 가득한 바지락을 이용한 전을 소개한다. 매생이와 굴은 환상적인 음식궁합을 이루는 식재료로 굴은 매생이에 부족한 지질과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어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매생이=우리나라 남해안 각지에 분포하는 매생이는 찬바람이 불 때면 우리 입맛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식재료다. 매생이는 환경에 예민하고 오염된 바다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에 청정바다의 선물이라고도 불린다.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으로 점액 성분인 알긴산이 풍부해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을 주고 철분이 풍부해서 빈혈에도 좋다. 칼륨·아이오딘·칼슘도 풍부해 뼈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은 음식이다. 또 아스파라긴산과 비타민이 많아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주며 칼로리가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매생이는 광택이 있고 선명한 녹색을 띤 것, 손으로 만졌을 때 매생이가 힘이 있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만졌을 때 뭉게지면 오래 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굴=굴은 해산물을 날로 먹지 않았던 고대 서양인도 즐겼던 식품으로 로마 황제, 나폴레옹, 카사노바가 즐겨 먹은 스태미너 식품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바다의 우유라고도 불리는 굴에는 철분, 코발트 같은 조혈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서 빈혈 예방에 도움을 주고 체내 대사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비타민 B군도 풍부해 허약 체질에 추천할 만한 고단백 식품이다. 하지만 5월부터 8월까지는 산란기로 맛도 떨어지고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있어 이 시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충무, 통영, 거제, 고성 등의 남해안에서 양식굴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매생이는 겨울에만 맛 볼 수 있는 식재료로 이번 겨울이 가기 전에 가족과 함께 즐겨 보기를 추천한다. 굴은 검은 테두리의 색상이 선명하고, 둥그스름하고 통통하고 탄력이 있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봄동=추위에 강한 봄동은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인데 냉이, 달래 등과 함께 대표적인 봄 채소다. 봄동은 베타카로틴 함유량이 높아 항산화 작용으로 인한 노화 방지, 암 예방에도 효과적이고 식이섬유가 들어있어 대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또 칼륨, 칼슘, 인 등의 무기질도 풍부해 빈혈을 예방하고 나쁜 콜레스테롤 축척을 억제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봄동은 떡잎이 적고 색이 연한 녹색을 띠고 속잎은 선명한 노란색이어야 한다. 또 크기가 크지 않은 봄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냉이=냉이는 산이나 들에서 쉽게 채취하기도 하지만 밭이나 하우스에서 재배되기도 한다. 봄을 대표하는 채소이지만 겨울 냉이도 즐길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 냉이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달고 독이 없으며 피를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준다고 소개돼 있다. 특히 냉이에 들어있는 콜린 성분은 만성 염증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자율신경을 자극해 부인과 질환, 고혈압, 피로, 당뇨 등 각종 증세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냉이가 지혈에 효과가 있다고 해 장이나 자궁 등의 출혈성 질병에 냉이즙을 내어 먹기도 했다. 냉이에는 각종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특히 냉이 잎에는 비타민 A가 많이 들어있어 눈 건강에도 도움을 주며 춘곤증 예방에도 좋다. 냉이는 잎과 줄기가 작고 부드러운 어린 것이 맛있다. 뿌리가 억세지 않고 여린 것이 좋으며 노지 냉이가 향이 진하다.
■바지락=바지락은 옛부터 바닷가 서민들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으며 우리나라의 최대 어장은 남해안과 서해안으로 3월부터 5월이 채취에 최적기다. 동의보감에서 바지락은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어 술독해독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소개돼 있는데 바지락에 들어있는 베타인 성분은 독성과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으며 특히 지방질 배출에 효과가 많아 지방간 치료에도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흡수율 97%의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함량이 적은 바지락은 좋은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다. 또 빈혈 예방에 효과적인 철을 함유하고 있다. 바지락은 껍질이 깨지지 않고 윤기가 나는 것, 살아 있는 바지락을 구하는 것이 좋다.
매생이 굴 조랭이떡국
■재료=멸치육수 900g, 조랭이 떡(떡국 떡) 300g, 표고버섯 2개, 참기름 약간, 소금 약간, 후추 약간, 다진마늘 1t, 매생이 150g, 까나리 액젓(국간장) 2t, 굴 150g(기호에 따라)
■멸치육수재료=물 1000ml+다시마 5x5cm 1장, 멸치(내장 제거) 6~7마리, 술(정종, 소주) 2t
■멸치육수 내는 방법
1. 물에 다시마를 담가 놓는다.(30분 이상)
2. 냄비에 멸치를 볶은 후 술(정종 또는 소주)을 약간 넣어 볶는다.
3. 냄비에 나머지 육수 재료들을 넣고 강한 불에서 끓어 오르면 중약불로 줄여서 20분 정도 끓인 후 육수를 체에 거른다.
■만드는 방법
1. 표고버섯은 기둥을 제거하고 0.3cm 두께로 채 썬다.
2. 매생이를 체에 밭쳐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군 후 먹기 좋게 자른다.
3. 굴은 연한 소금물에 흔들어 헹궈 물기를 빼준다.
4. 멸치육수를 마늘을 넣고 끓기 시작하면 조랭이떡을 넣고 5분 정도 끓인다.
4. 매생이를 넣고 강한 불에서 끓어 오르면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춘 후 굴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한 번 더 끓으면 후추, 참기름을 넣고 마무리한다.
Tip – 먹기 직전에 참기름과 후추를 넣어야 참기름 향이 날아가지 않는다.
싱싱한 굴은 마지막에 넣는다. 굴대신 바지락을 넣어도 좋다.
봄동 냉이 바지락전
■재료=냉이 70g, 봄동 80g, 바지락 3컵(싱싱한), 부침기름(식용유 적당 양+들기름 몇방울)
■반죽 물 재료=부침가루130g, 멥쌀가루 2T, 바지락 삶은 물 약 120ml~150ml
■만드는 방법
1. 냄비에 물 200ml를 넣고 물이 끓으면 살아있는 바지락을 넣고 뒤적이면서 바지락이 입을 벌리면 바지락을 체에 밭친 후 바지락살을 껍질에서 분리 한다.(바지락 육수는 전의 반죽 물로 사용)
2. 봄동은 1cm 크기로, 냉이는 2~3cm 폭으로 채를 썬다.
3. 봄동, 냉이, 바지락살에 부침가루, 맵쌀가루를 넣고 바지락 데친 물을 적당히 넣어 가며 반죽을 섞는다.
5. 달군 팬에 식용유(들기름 몇방울 합한)를 넉넉히 두르고 ③의 반죽을 한입 크기로 올려 전을 앞뒤로 부친 후 초간장과 곁들인다.
Tip – 부침가루보다 냉이, 봄동이 많아야 맛있다. 부치는 기름은 식용유에 들기름을 몇방울 섞어서 사용하면 전이 고소해진다. 기호에 따라 전에 초간장이나 초고추장을 곁들인다.
건강요리연구가 박연경
푸드컨설턴트, KBS 여유만만 고정출연, EBS 최고의 요리비결 출연, 외식컨설팅 회사 CNC 대표, 세계식문화 연구소 소장, 단국대 외래교수, 프랑스 르꼬르동 블루 아카데미 수료, 미국 CIA 수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