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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제언> 다면평가제, 누가 할 것인가


요즘 들어 평가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크게 거론되고 있는 평가에 관한 여론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시·도교육청평가에서 수석교사 선정 평가, 초빙교장임용평가, 교사·학부모의 다면 평가, 교장 공모제 평가 등 이른바 교원인사제도 혁신방안과 교육개발원의 공청회에서 보여준 평가 찬반론이 교육계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의 교원인사제도 혁신방안을 보더라도 현 교사평가제 개선, 동료교사 다면평가제와 교장평가제 도입 등 현 정부 교육정책이 평가 일변도의 개혁을 내걸고 있는 듯 싶다. 중요한 것은 평가의 정당성을 논하기에 앞서 평가의 대상과 주체 구성이 평가의 내용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교사 승진제도와 교장 승진제도, 초빙교사제, 교장 공모제에 따른 평가를 생각해보자. 다면 평가제도의 큰 틀 속에서 운영위원이나 학부모회, 현장 교사들의 평가를 들고 있다. 말 그대로 다면 측정의 한 방법이라 할 수 있고 단면 평가에 비해 신뢰도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기서 평가의 본래 의도를 벗어날 함정이 없는지 걱정이 된다. 교육청인사와 지역사회인사, 즉 학부모 대표로 구성된 운영위원과 학부모회, 자모회, 동창회, 교사, 시민단체 대표 등 말 그대로 다양한 평가단을 구성한다는 다면평가제에서 큰 오류가 예견되는 것은 비단 나뿐이 아닐
것이다.

교사의 근무상황이나 교장의 근무상황은 물론 인격과 실천력을 학부모 대표가 얼마나 잘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몇 장의 체크리스트를 주고 한두 시간에 평가를 마무리한다면 이는 휴지에 불과할 것이다. 교사나 교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본질, 과정, 교육적인 모든 활동을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올바른 교육학적 자질과 식견이 있어야 한다.

학부모들은 다양한 직업과 학력과 교육적 요구를 담고 있다. 자칫 자기 취향에 맞는 사람, 기분 좋게 하는 사람, 내실보다는 외형에 치우친 사람, 혈연이나 지연에 가까운 사람을 우선할 수 있는 소지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어린이우체국’ 운영에 대한 평가의 예를 들어보자. 편지놀이, 집배원 역할놀이 등 단순한 학교활동으로 좌시해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어린이우체국을 개설한 학교장의 취지는 컴퓨터 때문에 엉망이 된 아동들의 글씨를 바로잡고 게임이나 채팅, 이메일의 기계적 활동에서 벗어나 감정 교류나 인성교육의 실천 활동으로 삼으려는 것이었다. 이런 교육활동의 취지를 모르고 다면평가에 임한다면 말이 다면이지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소리라 할 것이다. 애써 고생하는 교사, 심혈을 기울여 학교를 경영하는 교장에게 잘못된 평가가 남겨줄 절망과 좌절은 파행을 낳는 소지가 크다.

다면평가가 좋은 이야기임은 틀림없다. 다만 그 다면을 비출 거울이 올바른 사람을 바르게 비춰낼 수 있도록 거울을 잘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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