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대우사태라는 암초에 걸려 있다. 증권, 투신사측 투자전망을 액면 그대로 믿고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는 손실을 보는 경우가 꽤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 투신사들의 '투자설명회'란 본래 어떤 것인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대우그룹 자산 실사 결과 발표,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 미국 의 금리 및 증시 동향 등을 변수로 해서 증시가 불안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고와 환율안정을 기반으로 수출이 잘돼 기업실적은 오르고 있는데 금융시장 동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힘들 정도다. 상반기에 경제를 살리는 주역 노릇을 했던 증시가 이젠 상승하려는 실물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시장이 침체하면 기업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길이 막혀 애를 먹는다. 투자자들은 자기가 사들인 주식이나 채권을 제때 제값에 팔지 못해 손해를 본다. 증권매매가 줄어들면 증권회사도 거래수수료 수입이 줄어들어 경영이 어려워진다. 결국 증시침체는 기업과 투자자, 증권사를 다같이 어렵게 해 경제 전체의 침체를 갈수록 깊게 한다. 이런 경제 메카니즘 속에서 한번쯤 주목해 볼 것은 고객의 투자를 대행하는 증권사, 투신사, 자금운용사들의 입장이다. 증권회사 등은 투자자를 대신해 증권을 매매하는 대가로 위탁매매 수수료를 받는다. 증권회사 수수료 수입은 거래가 많이 이루어질수록 커진다. 따라서 증권사 등은 때로 시장전망에 상관없이 고객의 거래를 부추기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상반기 금융장세가 펼쳐지면서 증권, 투신사등은 매스컴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 공세를 펼치며 전국에서 증권 투자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나선 전문가들이 향후 증시전망을 놓고 여러가지 분석과 설명을 했지만 따지고 보면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전망이 좋으니 주식을 사라, 투자를 하라'는 결론을 제시하는 식이었다. 그 결과 다른 어떤 요인보다도 시장 전망을 좋게 보고 새로이 들어오는 투자자금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역할을 한 게 사실이다. 그러던 증시는 이제 대우사태라는 실물경제의 암초에 걸려 있 다. 증권, 투신사측 투자전망을 액면 그대로 믿고 투자한 사람들 가운데는 지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꽤 있다. 이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난 봄, 여름 전국을 누볐던 증권, 투신사들의 '투자설명회'란 본래 어떤 것인가 되짚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