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퇴직 시 연가를 차감해 남은 연가일수보다 많이 사용했을 때 급여를 환수하도록 한 연가 일수 공제 기준이 위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해 퇴직 시 연가일수 공제 기준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휴직 이후 복직했을 때 연가일수를 공제하던 것을 퇴직자와 휴직 중인 경우에까지 확대해 공제하고, 공제 후 남은 연가일수보다 많이 사용했을 경우에는 결근으로 보고 급여를 환수하도록 한 것이다.
이 규정이 적용되자 2월에 퇴직하는 교육공무원은 연가의 8할 넘게 차감당하는 등 현장의 불만이 제기돼 왔다. 이로 인해 연가를 모아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퇴직준비 휴가 제도도 유명무실하게 됐다.
한국교총은 22일 이 규정이 다른 법령과 판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교총에 따르면 대법원은 2017년 5월 17일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혹은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의 발생 시기는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날 발생한다”면서 “근로자가 연차휴가에 관한 권리를 취득한 후 1년 이내에 이를 사용하지 않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인해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상응하는 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더라도 그 전년도 근무한 대가로 연초에 발생한 연차휴가가 모두 유효하다는 것이다.
또 대법원은 1996년 4월에 공무원도 공무원연금법, 공무원보수규정, 공무원수당규정 등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공무원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판결하기도 해 해당 판례가 공무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교총은 향후 변호사 법률 자문을 거쳐 인사혁신처에 해당 규정 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