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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착한 사람과 선한 행동, 더욱 부각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악한 사람이 선한 사람보다 많은가? 세상이 혼돈으로 시끄러울 때는 온 세상이 악한 사람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상엔 남자와 여자가 거의 반반이다. 이처럼 단순하게 생각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남자와 여자 중에 어느 한 쪽이 부각되느냐에 따라서는 상황은 달라진다. 이성적 판단이 흐려진다. 마찬가지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나 이외에 대부분일 것인데도 불구하고 굳이 공감의 정도를 따져 조금이라도 다르면 모두를 적으로 간주하면 세상사가 힘들어 진다. 그래서 세상이 온통 악인으로 가득한 것처럼 착시현상이 생긴다.

 

그러나 필자는 관점을 달리 보고자 한다. 세상이 갈수록 힘든 것은 악한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선한 사람이 착한 일을 더 많이 하지 않아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착하게 사는 것도 힘든데 더 많이 힘들게 살라고? 당장 반박할 것이다. 이것은 필자가 느끼는 단순한 소감이다. 눈만 뜨면 세상은 혼탁한 사건•사고로 도배된다.

 

이제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거리도 못되고 사람이 개를 무는 행동만이 등장한다. 그러면 세상은 개를 무는 사람이 지천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파격적이고 자극적인 사건에 사람들은 ‘뭐야? 이런 게 있어?’ 하고 관심을 표명한다. 그리고는? 반복되는 빈도에 따라 무의식적으로 생각을 지배당한다. 거짓말도 100번을 하면 진실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이는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인공들은 일상의 틀을 벗어나 과감하게 사건•사고의 새 유형을 창조하는 소수이다. 그럼 그들은 누구인가? 타인에게 무관심한 사람, 성격이 모난 사람, 세상에 한을 품은 사람, 세상의 온갖 이목을 끌고 싶은 사람, 세상을 낙담하고 자포자기한 사람,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함을 보여주는 사람 등등 그들의 행태는 착하게 조용히 사는 사람들의 드러나지 않는 행동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빈번하게 세상에 드러나는 것은 역으로 착한 사람들이 눈에 뜨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고 말없이 살기 때문이다. 만약 조금만 더 좋은 일을 크게 하여 세상에 부각되면 상황은 역전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원래 착한 일은 한 손이 하는 일을 다른 손이 모르게 하라 했기 때문일까?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제까지와는 좀 다르게 관찰하고 드러낼 필요가 있다. 보통 세상의 미담은 아예 무시당하거나 초라하게 언론의 한 쪽 구석을 차지하곤 한다. 그러나 이 세상이 악의 구렁에서 견뎌내는 것은 누가 뭐래도 착한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존재감이 지나치게 미약하다는 것이다. 일상사에서 우리는 좋은 일, 착한 일, 양심 바른 일 등을 소리 없이 해나간다.

 

그러나 그 반대의 현상은 지나칠 정도이다. 마치 세상이 악의 소굴인양 잔인한 사건이 뉴스매체를 점령하고 전달된다. 언론은 지나치게 자극적인 사건•사고만을 부각시키려 한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착한 일은 아예 들어 설 공간이 없다. 그래서 세상은 마치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나쁜 사건이나 열악한 환경은 만인에게 노출될수록 점점 더 악한 범죄의 온상으로 변모해 간다.

 

세상에는 좋은 일, 착한 일이 많다.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면 얼마든지 일상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착한 사람은 세상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언론은 개를 무는 사람보다는 버려진 개를 보호하고 입양하는 사람들에게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에 드러나는 빈도와 관심에 따라 사건•사고는 사회적 의미를 분출한다.

 

좋은 일, 착한 일을 실천하는 선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격려, 그리고 그들을 부각시키는 일이 더욱 필요한 이유이다. 언론과 사회는 좋은 일에 헌신하는 착한 사람들을 부디 세상에 더욱 부각시키길 소망한다. 아울러 청소년을 교육하는 학교현장에서도 착한 사람과 선한 행동은 언젠가는 반드시 부각된다는 믿음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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