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만 18세로 선거연령을 하향하고 고3 학생의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을 허용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됐다. 교총은 이를 ‘반교육적’, ‘반민주적’ 독단으로 규탄하고 내년 총선에서 심판할 것을 천명했다.
국회는 27일 오후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상정된 선거법 개정안을 재석 167명,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비례대표 의석 중 30석에 연동률 50%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선거연령 하향과 함께 고3 학생 약 5만 여 명의 선거운동과 정당 가입 등 정치활동도 허용된다.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며 23일부터 26일 0시까지 필리버스터를 벌였으나, 회기가 종료되면서 26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는 규정에 따라 동일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이 27일 선거법 표결 처리 방침을 정하자 자유한국당은 의장석을 점거하고 문회상 국회의장의 진입을 몸으로 막았지만 결국 저지선이 뚫려 선거법은 재적 과반을 확보한 범여당에 의해 통과됐다.
교육계를 대표해 국회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3차례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선거법 개정을 반대해온 교총은 여당이 표결 처리를 결정한 26일 성명을 내고 “국회가 18세 선거에 대한 그 어떤 논의나 대책도 없이 선거 유불리만을 따져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18세 선거의 여러 함의를 감춰 국민을 기만하고, 다수 국민의 반대까지 무시하는 ‘반민주’적 독단과 교육현장의 안정과 학생 보호를 철저히 외면하고, 학생을 득표 수단으로만 삼는 무책임하며 ‘반교육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교총은 그간 △교실 정치장화 △고3 학생의 선거사범화 △성인 연령 하향에 따라 민법 등 여타 법령과의 충돌로 인한 혼란과 피해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18세 선거 연령 하향을 분리해 학교 선거장화 근절 대책과 학생 보호 대책 마련 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할 것을 촉구해왔다.
교총은 또 “고3 학생을 오염된 정치판에 끌어들이며 피해를 초래할 수 있고, 고교 교실 전체를 정치장화 할 수 있는 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파행만 거듭하다 총선 일정에 쫓겨 졸속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는 국회 스스로 ‘교육의 전문성, 자주성, 정치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정신을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안 통과 이후 벌어질 혼란과 피해, 부작용의 책임은 전적으로 패스트트랙에 찬동한 국회가 져야 한다”면서 “교육현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사안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역할도 하지 않고, 오히려 편승해 온 현 정권과 교육부도 책임을 면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교총은 “반민주적, 반교육적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교실 정치장화 우려를 끝내 외면한 여야 정당과 정권을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면서 “국민과 교육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패스트트랙 법안을 밀어붙인 정당과 지역 후보에 대해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막판까지 표결 강행 저지를 시도한 자유한국당은 향후 비례한국당 창당과 헌법소원 등을 제기하며 선거법 개정에 대응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