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감협의회가 무자격 교장 공모제에 이은 교감 공모제 도입을 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월 13일 열리는 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교원승진제도 개선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선안은 협의회 산하 교원승진제도개선 정책위원회 정책연구단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담겼다.
보고서에서 가장 논란이 될만한 부분은 ‘교감임용경로 다양화’라는 안건으로 제안된 교감 공모제 도입이다. 혁신학교로 대표되는 교육감 지정 자율학교에서 교감자격증 미소지자를 대상으로 임기 4년의 교감 공모제를 도입하고 그 자격기준과 임용·평가·실시학교 선정 방법이나 비율은 교육감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간 특정노조의 승진 하이패스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무자격 교장 공모제를 교감으로 확대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교육부에서 자격기준과 절차를 정하는 교장 공모제도 선거 보은과 코드 인사 수단으로 악용되는 상황에서 자격기준 등 일체를 교육감에게 위임한다면 사실상 교육감이 뽑고 싶은 사람을 뽑는 제도가 될 공산이 크다.
또 임기 만료 후 원직 복귀를 제안하고 있으나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2배수 이내의 교감 자격연수 후보자를 선정하도록 하는 교감자격 연수대상자 지명 방법 개선안과 함께 도입되면 현행 무자격 교장 공모제와 마찬가지로 연수 후 자격을 취득해 자격을 소지한 교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자격 교장 공모제도 도입 당시에 원직 복귀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원직에 복귀하지 않고 장학관이 되거나 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경우가 다수다.
보고서에는 제도 도입 방안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자율학교 교감 공모제 관련 조항 신설이 제안돼 있다. 그러나 교육공무원법에 ‘공모에 따른 교장 임용 등’으로 법적 근거가 규정돼 있는 교장 공모제와 달리 교감의 경우는 이런 근거조항이 없다. 법 개정이 어려우면 시행령으로 제도를 추진하는 이른바 ‘시행령 독재’로 비판받아온 행태의 반복이다.
개선안에는 재작년 시도하다 교총 등 교육계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무자격 교장 공모제의 전면 확대를 다시 추진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무자격 교장 공모 비율이 15%에서 50%로 늘어나면서 특정 노조 출신 교장이 전년도 14명에서 42명으로 3배 늘어났음에도 연구단은 운영비율 50% 제한으로 교장자격증 미소지자 교장이 배출되기 힘든 구조라는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그간 기본적인 업무능력도 못 갖춘 부적격자를 걸러내면서 무자격 교장 공모제의 문제점을 드러낸 교육청공모교장심사위원회의 2차 심사를 ‘심사위원회 이중 설치’로 규정하고 학교 심사위원회로 통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법에 근거도 없는 교감 공모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임용권자의 성향에 따라 승진 여부가 좌우되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승진제를 축소하고 공모제를 늘리면서 기피업무가 생기면 또 승진가산점을 주겠다는 교육감들의 행태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협의회의 개선안에는 이외에도 △평정자가 아닌 교육청이 근무성적평정과 다면평가 결과 합산 △근무성적평정 기간을 5년간 유리한 3년에서 5년 전체로 확대 △직무연수실적, 1정 자격연수성적 반영 폐지 △연구실적평정점 3점에서 2점으로 축소 △박사학위평정점 3점을 1.5점으로 축소 △교육부장관 지정 연구학교 가산점, 학교폭력 담당자 가산점 폐지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