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결국 전국 유·초·중·고교의 개학을 23일로 2주간 추가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이번 조치에 대해 학교를 감염병 안전지대로 만드는 적기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교육부는 2일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교의 신학기 개학일을 9일에서 23일로 추가 연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교육 분야 학사운영 및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대구시교육청에서 개학 연기를 결정한 지 이틀 만이었다.
학교는 휴업일 실시에 따라 여름·겨울방학을 우선 조정해 수업일수를 확보하며, 이후 추가 휴업이 발생하는 경우 법정 수업일을 10%(유치원은 18일, 초·중·고는 19일) 범위에서 감축하게 됐다.
개학 연기에 따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생 학습지원과 생활지도, 긴급 돌봄서비스 등 후속 지원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학습과 생활지도는 담임 배정과 교육과정 계획 안내를 완료하고 여러 형태의 온라인 콘텐츠와 온라인 학급방 등을 통하도록 했다. 긴급돌봄은 추가 수요 조사에 따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를 원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학원에 대해서는 휴원 권고를 재차 했다.
교총은 3일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번 결정이 학생·교직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집단발병 우려를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학교 방역이 소홀해져서는 안 되며, 오히려 학교를 감염병 안전지대로 만드는 적기로 삼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특히 마스크 등 학교 방역물품에 대한 공적 지원 체제 구축을 요구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학교 현장의 마스크 대란에 따른 주문이다. 방역물품 구비를 개별 학교에만 맡기는 실정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품귀현상으로 기본적인 방역물품조차 제때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총은 “학교에만 물품 조달을 맡긴다면 현장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학생·교직원의 감염병 예방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학 축소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이견을 보였다. 수업일수·수업시수를 함께 감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총은 “많은 학교가 방학을 이용해 석면 철거, 내진 보강 공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학교 규모에 따라 공사 기간이 40일~60일 내외인데 자칫 방학 축소로 공사가 차질을 빚거나 학기 중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건강과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혹서·혹한기 등교로 인한 어린 학생들의 건강관리도 우려된다”며 “방학 축소만 능사가 아니라 수업일수와 수업시수를 함께 감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학습 결손 방지를 위한 온라인 원격학습시스템과 가정-학교 쌍방향 소통을 위한 웹 기반 시스템 구축의 적극적인 추진도 요구했다. 현재 교육부를 비롯해 여러 형태로 제공되는 학습자료와 학급방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총은 또 “고3 수험생들의 학습과 내신 산정, 입시 일정에도 혼란과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원 휴업에 대한 지적도 했다. 교총은 “학교는 휴업하는데 학원이 모두 문을 열고 학생들이 몰린다면 개학 연기의 효과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학원들의 동참을 끌어낼 수 있도록 휴원 시 피해를 보전해주는 지원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교총의 요구에 정부는 6일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영세학원을 위한 ‘안전을 우선하는 학원’ 특례보증 상품을 개발하고,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3월 둘째 주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영업을 지속하는 대형학원 등에 대해서는 집중 합동 점검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