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 차례 연기한 전국 유초·중·고교 개학(開學)이 4월 6일로 다가왔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중이다. 여하튼 교육부는 오는 4월 6일 등교 개학이든, 온라인 개학이든 시행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미증유의 대란 속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추진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방향은 옳은 방향이다.
개학 후 집단 감염 등으로 부득이하게 수업 중단이 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감염 확산 추이에 따라 개학일 추가 연기도 검토하면서, 개학하더라도 등교 개학이 어려운 지역이나 학교는 온라인 개학을 하게 한다는 취지다. 아직 각급 학교 개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고려한 것이다. 개학을 맞아 우려되는 것은 학생 안전·건강이다. 방역 등 준비 없이 개학을 강행하면 ‘집단 감염’ 등 걷잡을 수 없는 대란을 야기할 수 있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전국 유초중고대학 등 학적 보유 학생은 총 21,239개교 9,450,293명이다. 어마어마한 거대 집단이다. 이들 학생들과 교직원 등 거대 집단 구성원들이 근접 생활을 하는 곳이 학교이다. 따라서 유·초·중·고교 개학의 최우선 기준은 학생들의 집단 감염으로부터의 안전·건강이다. 개학을 앞두고 교육·방역 당국과 개별 학교가 꼼꼼하게 준비해 방역 체계를 탄탄하게 갖춰야 한다. 준비 부족이나 방심으로 학교 내 집단 감염의 고리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
청정구역인 학교가 위험해지면 공들여 유지해 온 우리 사회의 방역 시스템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다. 학교와 교육당국은 일선 학교에서 예방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독려해야 한다. 학교 방역과 학생 안전은 학부모, 가정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가정, 학교가 연계에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기초 기본 감염 예방 위생 수직 준수에 협력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학생들은 등교하면 교실, 급식실, 운동장 등에서 가까이 앉아 수업하고 어울리며 생활한다. 집단 감염 위험성이 큰 것이다. 급식실, 과학실, 도서실 등에서는 4-6명이 함께 앉아 조별 활동을 한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사망자 발생 추세는 일단 누그러졌으나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섣불리 등교 개학을 해서 화를 자초할 우려가 크다.
현재 바람직한 개학 방향은 온라인 개학이긴 하다. 지금 전국의 대학이 운영하는 방법이다. 불가피한 학교 외엔 전면 온라인 개학을 하게 해야 한다. 일부 지역, 일부 학교만의 등교 개학도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 그러면서 원격 온라인 강의수업의 질(質)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이 능사가 아니다. 현재 운영 중인 전국 대학에서도 불통, 먹통 논란이 일고 있다. 유초중고교 학생들은 수강 자율학습 문제, 정보 격차, 원격교육시스템 결여 등 문제점이 많다. 잘못하면 무늬만 개학, 교육과정 운영으로 흐를 우려가 농후하다. 특히 원격 온라인 수강이 어려운 사회적 배려 대상 계층 자녀들의 정보기기 지원도 난제다. 현재 스마트 기기가 없는 어려운 학생 13만2000여 명에 대한 지원도 해결돼야 한다. 현재처럼 비상 사태에서는 그간 법령에 따라 병원학교와 방송통신중·고교 등 특수한 교육기관에 한해 온라인 수업을 정규 수업으로 인정해 온 것을 모든 학교에 확대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교육부는 세 차례 개학 연기를 하면서 초3∼고3학년 학생 대상의 ‘EBS 2주 라이브 특강’을 개설했지만, 시청 가능한 40만 명의 12배 이상이 접속을 시도해 홈페이지가 이틀 연속 마비된 사례가 우리나라 현 온라인 원격교육의 현 주소이다. 이들 소외 학생을 위해 저소득층 대상 교육정보화 교육비 지원, 교육청·학교 스마트기기 대여제도 등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한국교육방송공사(EBS) 간의 온라인 업무협약식에서 이같은 내용의 원격교육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우선 이번 계획을 기반으로 대표적인 온라인 학급방 운영 체계인 e학습터, EBS온라인클래스의 기반 시설을 증설해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대비하기로 했다. e학습터는 하루 900만 명 접속, EBS온라인클래스 하루 150만 명 동시접속을 도모할 계획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 즉 세계적 감염병 대유행으로 선언했다. 장기적 2차 유행으로 후속 창궐도 경고했다. 2003년 사스(SARS), 2009년 신종 플루, 2015년 메르스(MERS) 등 주기적 감염병이 반복되는 상태에서 비 대면 온라인 원격 수업을 위한 원활하고 완벽한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 구축이 화급하고 절실하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 사태에 즈음하여 차제에 국가적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 구축에 착수해야 한다.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정보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추경 등을 반영해 조속히 추진해야 제2의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되고 정보 격차가 해소돼야 양질의 온라인·원겨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미봉책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기억 속에 지웠다가 훗날 다시 세계적 대재앙인 감염병이 창궐했을 때 처방은 어렵다.
그동안 매번 큰 사고와 사건을 겪을 때만 요란하게 대비하다가 흘려보내고 근본적 대책을 수립치 않고 또 다른 사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후회하는 게 한국 사회의 불감증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대란에 대한 성찰로, 그동안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치는 사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요행수나 바라던 근시(近視) 행정과 문화가 불식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