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공무직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다”는 내용이 교사들의 SNS에 공유되면서 현장에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공무직을 공무원으로 채용하라는 교육부장관의 입법예고에 반대하며, 공무직 정부위원회 출범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의 핵심은 교육부가 코로나19로 어지러운 틈을 타 공무직을 교사로 채용하라는 ‘얌체 입법’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교사들의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등 SNS에 공유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하루 만에 동의가 11만 437명(28일 오후 5시 기준)이 될 정도였다.
그러나 청원인이 공유한 규정안은 교육부가 13일부터 행정예고한 ‘교육부장관 관할 국립학교 근로자 관리규정 일부 개정령(안)’으로 공무직의 공무원 채용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특히 ‘교사자격을 갖춘 직원은 관계법령을 준수해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는 공유되고 있는 내용과는 달리 행정예고안 부칙에도 유사한 형태로도 포함돼 있지 않다.
행정예고안은 ‘무기계약근로자’와 ‘기간제근로자’를 ‘교육공무직’으로 통합하고, 채용과 근로조건은 ‘기간제법’과 ‘근로기준법’을 준용하는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개정 사항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외에 청렴 의무 등 추가적인 의무와 휴직, 휴가, 모성보호 등 몇 가지 처우 개선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각 시·도교육청이 공립학교 공무직에 이미 적용하는 내용으로 이를 국립학교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 이런 낭설이 왜 전 교직사회에 삽시간에 퍼졌을까. 이는 청원의 다른 요구사항에서 언급한 ‘공무직 정부위원회 출범’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해당 청원에 앞서 고용노동부는 이날 ‘공무직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공무직위원회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위원장이 되고 관계부처 차관급 5명과 전문가 등을 포함해 15명 내외로 구성된다. 이 때문에 일부 공무직들 사이에서는 정규직에 준하는 수준의 처우 개선에 대한 기대도 언급되고 있다.
또, 유 부총리가 과거에 해당 내용을 입법발의한 바 있다는 내용도 사실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16년 11월 28일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당시 법안 부칙 제2조 제4항에는 ‘교사 자격을 갖춘 직원은 교사로 채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당시 교총은 법안 저지에 총력을 다했고 21일 만에 발의를 철회시켰다. 이듬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공약이라는 명목으로 추진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시에도 교총은 직접 전환심의위원회에 참가해 공무직의 공무원 전환 시도를 저지한 바 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28일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교총은 앞으로도 임용고시나 공무원시험 등 정당한 절차 없이 특정직군을 일방적으로 공무원화하거나 교사로 채용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강력한 투쟁을 통해서 막아낼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교육부 차원에서 해명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