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은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 활동이 서로 다른 시간 또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형태를 의미한다. 코로나19에 따른 휴업으로 온라인 수업이 좀 더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성격을 모두 갖고 있는 등교 수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강한 전염성으로 인해 교사와 학생이 같은 공간에 대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등교 수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온라인 수업이라는 방법 하나만으로 우리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교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교사는 학급 경영과 교육과정 운영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온라인 학습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을 설계해야 한다. 또 온라인 수업의 특징과 다양한 범주를 이해하고,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학생의 개인차와 수준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수업 설계를 하여 학생들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온라인 수업, 학생과의 교감이 먼저
교사가 법적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교육과정 설계이다. 현시점에서 감축된 수업 시수 파악, 온라인 수업의 운영 계획, 현재의 학교, 학급, 가정의 실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가용할 자원,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물론 평가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달해도 그 속에 사람이 없으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먼저 우리 아이들을 챙겨야 한다. 그 방법은 전화, 문자메시지가 될 수도 있고. 학급 SNS가 될 수도 있으며, 그리고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이 될 수도 있다. 가령, 선생님의 교실 컴퓨터에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지 못했거나, 학생의 집에 인터넷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때는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기까지, 인터넷이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전화 한 통이 그 어떤 첨단 화상 시스템보다 학생에게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매체에서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서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학습까지 실시되고 있으니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얼마나 멋져 보일까? 교실 컴퓨터에 화상 카메라를 달고 본격적으로 화상 수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정답은 “땡, 틀렸다. 이건 아니다.” 아직 아이들과 가까워지지도 못한 상태, 서로에 대해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화상으로 수업을 들어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화상 수업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첫 시간은 상호 간에 인사, 소개부터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선생님과 인사도 못 나눈 학생들이다. 가장 먼저 선생님이 화상 카메라 앞에서 인사하고, 소개하고, 학생들은 스스로 인사함과 동시에 함께하게 될 친구들의 모습도 보게 된다. 사실 아이들은 신기하고 어리둥절하지만, 금방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적응한다. 전국에 계신 선생님들께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화상 수업의 시작은 바로 아이들과 첫인사, 교감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과의 래포 형성이 가장 먼저이다.
교사, 학생이 의견을 주고받는 쌍방향 수업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의 노하우를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언급한 것처럼 상호 간의 인사가 끝난 후에 할 수 있는 활동 사례를 소개한다. 자신이 아끼는 물건 친구들에게 소개하기,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 소개하기, 내가 그린/만든 작품 소개하기 등 이 정도의 주제로는 누구든지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교사가 먼저 시범을 보여도 좋다. 학생 1인당 쓸 수 있는 발표 시간을 정해 둔다. 한 사람당 최대 1분까지다. 초등학교 기준으로 1학급에 24명, 시간은 40분이 1차시의 기준이다. 모든 인원이 참가한다고 해도 24명이 1분씩 발표하면 24분이 소요된다.
친구들 발표를 보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직접 말하거나, 채팅창 등으로 질의를 하라고 시킨다. 교사가 이에 따라 여러 학생에게 발언권을 골고루 주면 40분이라는 시간은 정말 금세 지나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시간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는 것과 동시에 ‘쌍방향’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화상 시스템을 이용하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화상 카메라 켜 놓고 교사가 일방적인 강의 전달 수업을 하면 그것은 실시간 수업은 맞지만, 쌍방향 수업은 아니다. 교사도, 학생도 모두 참여하고, 서로 상호 간에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 있어야 그게 진정한 쌍방향 수업이다. 이렇게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을 1주일에 1번 해도 문제없다.
실시간 쌍방향 중심 수업에 이어, 비대면형, 비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을 담을 수 있는 온라인 학습방을 준비해야 한다. 국가에서 직접 운영하는 e학습터, EBS 온라인 클래스가 첫 출발이다.
그 외에도 학교 홈페이지, 가정통신문 서비스를 이용해도 되며, 글로벌 민간 기업으로 유명한 MS 팀즈, 구글 클래스룸을 비롯해서 국내 스타트업 에듀테크 기업인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클래스팅, 클래스123, 하이클래스 등의 서비스를 사용해도 된다. 어떤 온라인 학습방을 선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단지 온라인 학습을 도와주는 도구이지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가 판단했을 때, 아이들과 가장 편하게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콘텐츠나 과제 제시를 유용하게 잘할 수 있는지 판단하여 그 결정에 따라 운영하면 된다. 국가가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안내와 연수는 해줄 수 있지만, 특정 서비스를 강요하거나 제한하지 않고 교사의 판단에 맡겨 주었으면 좋겠다.
전문성 갖고 학부모와 소통해야
온라인 학습방이 정해졌으면 그다음은 양질의 콘텐츠를 선정하고, 과제 제시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 확보는 일반적으로 국가가 만든 사이트인 EBS, e학습터, 그리고 학교온 사이트에 우수하고 검증된 자료가 많이 있다. 그 외에도 교사가 직접 만든 영상, 유튜브 등에서 검증된 우수한 영상 등을 선택 및 활용해도 지장이 없다. 1차시당 제공되는 콘텐츠의 시간은 초등 기준으로 3~5분 사이가 가장 효과적이며, 최대 10분을 넘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한 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5분 정도로, 그 이후가 되면 효과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콘텐츠를 제시할 때, 영상 제시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영상을 보고 이어지는 부가 활동, 퀴즈, 학습지 등의 활동이 이루어진다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콘텐츠 중심의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 차시에 주어진 성취기준을 얼마나 잘 소화했느냐는 점이다. 과제 수행 중심 수업에서도 역시 미리 계획된 주간학습안내 또는 일일학습안내에 따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아주 쉬운 활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쉬운 활동들이 익숙해지면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과 여러 가지 다양한 응답이 나올 수 있는 확산적 과제를 제시한다. 출석 수업 못지않게 온라인 수업에서도 얼마든지 양질의 프로젝트 학습이 가능하다.
아이들 다음으로 챙겨야 할 대상은 학부모이다. 부모가 하루종일 집안에서 아이를 돌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도 너무나 답답해한다. 온라인 수업이 등교 수업보다 어려운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등교 수업은 자녀를 일단 학교에 보내면 선생님이 자녀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볼 수 없기 때문에 상호 간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라인 수업은 다르다. 실시간 쌍방향 화상 수업에도 화면에는 잡히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학부모가 함께 보고 있다.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함께 있다. 즉, 온라인 수업은 늘 간접 공개수업이라는 점이고, 타 학급, 타 학교와 직간접적인 비교가 되기 때문에 교사들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사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이다. 전문가답게 적극적으로 온라인 학습에 대해 안내하고 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라고 당부하고 싶다. 체계적인 주간학습안내 계획과 함께 학생과 학부모와의 적절한 소통까지 가미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오히려 온라인 학습이 더 좋은 교육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바로 온라인 교육 운영의 시작이자, 끝인 바로 우리 교사들이다. 지금은 불안하고 두렵지만, 머지않아 곧 꽃이 필 것이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잘 모를 때에는 동료 교사에게서 그 답을 찾길 바란다. 동료 교사와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고, 서로 간에 더욱 돈독해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서로를 견제하거나 시기 질투하는 것이 아닌, 같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