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사회로 나가야 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게 돕고 싶었어요."
권은숙 충주공고 교사는 23년 차 특수교사다.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생을 가르치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특수학급 학생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울 시간이 3년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교 안에서는 통합교육을 통해 ‘작은 사회’를 경험하게 했다. 이전에 근무하던 인문계 고등학교에선 ‘장애 인권’을 주제로 교내 플래시몹 제작 경연대회를 열었다. 일반 학급 학생들과 특수학급 학생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권 교사는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장애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했고 지원할 방법을 찾았다"며 "학생들이 먼저 학교 문화 바꾸기에 나서준 덕분에 통합수업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과 통합수업을 하면서 특수학급 학생들도 대학에 호기심을 갖더군요. 수업을 온전히 따라갈 수는 없지만, 관심을 가진 것만으로도 진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됐죠."
이를 계기로 대학과 연계한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특수학급 학생들이 사회복지학과 장애상담심리학 등 관련 전공 교수를 만날 기회를 만들고 진학으로 이어지게 도왔다. 취업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협력해 사회에 나갈 능력을 갖춘 학생들의 취업 문도 열었다. 그 결과, 지난해만 학생 6명이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됐다. 권 교사는 "대학에 진학해 취업까지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당장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는 못해도 같은 장애 학생들을 돕는 특수교육 지원 영역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교육이지만, 여러 기관과 협력하면 일자리 창출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준비된 아이들이 있으니, 적합한 자리에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달라고 문을 두드리는 거죠.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한 발, 한 발, 달을 내디딜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교육부는 제4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권 교사를 포함, 교육 현장에서 제자들의 교육과 사회통합을 위해 헌신한 교원 등 117명을 선정해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국정란 서울경운학교 교사는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긍정적 행동 지원 마켓데이’를 열고, 긍정적이고 올바른 행동으로 대체할 수 있게 지도했다. 장애 학생들이 일상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능적 생활 중심 교육도 실천했다. 학교 인근 대중교통 이용하기, 각종 기관 방문하기, 시장·음식점 이용하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마련했다. 교내 동아리 체조댄스부를 활성화해 장애 학생들의 특기 개발과 체력 향상, 자존감·성취감을 높였고, 특수교육 개선과 혁신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최선희 부산혜송학교 교사는 순회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또래와 어울릴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주 1~2회 통합교육을 진행하는 등 순회교육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학부모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신체활동에 제약이 많은 중증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움직임 개선에 효과 있는 신체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한 황선희 서울농학교 교사, 발전기획부장을 맡아 특수교육의 외연을 확대한 심기원 울산행복학교 교사, 장애학 생의 문화예술 교육에 힘쓴 김선옥 대전혜광학교 교사 등도 올해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