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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언콘택트(uncontact) 사회와 양심 교육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이전까지 익숙하게 살아온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맞이하고 있다. 혹자는 올해를 진정한 21세기의 출발연도임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와 AD(After Disease: 코로나 이후)라는 말로 기존의 BC와 AD를 대체하는 새로운 연도 표기를 거론한다. 그만큼 코로나19는 전 인류에게 엄청난 변화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특히 언콘택트(uncontact, 비접촉) 사회의 도래로 인해 이에 대한 변혁을 갖춰야 하는 시대적 명령에 직면하게 됐다. 

 

언콘택트 사회의 도래

 

지금까지 우리는 콘택트(contact) 사회에서 태어나 평생 사람들과 대면하고 소통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회 전환을 빠르게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언콘택트 환경이 찾아온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문화가 달라지면 공동체와 사회가 유지되는 데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즉 기술로도 채우지 못할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 현실을 보자. 코로나19로 인해 유치원, 초·중등학교가 장기간의 휴업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되고 순차적인 등교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온라인으로 중간고사를 실시하는 와중에 학생들의 비양심적 부정행위로 인해서 언콘택트 교육의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인하대, 서울대, 한양대, 건국대 등 명문대에서 부정행위가 드러나 시험의 공정성과 온라인 교육의 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부정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행동은 세계적 명문대인 하버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기서 대한민국 최초로 개교 3년 차인 1956년 1학기부터 올해까지 64년 동안 무감독 시험을 운영하며 양심 교육을 시행하는 인천 제물포고의 사례는 분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다’는 무감독 고사 선서 이후 굳건히 학생의 양심을 지켜오게 이끈 학교의 전통은 문화재급으로 인정을 받기에 충분하다.

 

학교는 양심 교육의 최후 보루

 

이와 달리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한 학교에서는 학생의 시험 점수가 오르자 서로 의심의 눈치를 보이며 민원을 제기해 감독이 강화되는 일이 있었다. 그 속에서 육성되는 인재들의 인성과 그들이 이끌고 갈 국가의 미래를 진정으로 우려하는 이들을 보게 된다.

 

학교는 양심 교육의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이는 경쟁으로만 치닫는 우리 교육에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양심 교육은 그만큼 값진 가치를 발휘한다. 제물포고의 많은 졸업생은 모교의 이러한 양심 교육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와 국가의 동량(棟梁)으로 살아가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하는 이타적인 인재육성은 양심 교육에서 시작된다. 이는 앞으로 언콘택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교육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울러 언콘택트 시대에 타인과 공동체를 대하는 태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제부터 교육자들이 진정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언콘택트는 단절이 아닌, 콘택트 시대의 진화가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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