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보기/ 지난 2018년, 서울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근 지역에서 공사를 진행하던 중 지반이 가라앉으면서 유치원 건물이 붕괴 위험에 처한 겁니다. 아이들이 등원한 낮에 일어났다면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사고였습니다. 이 사고는 교육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육시설법)’이 제정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일 교육부는 ‘교육시설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알아두세요/ 오는 12월 4일부터 시행되는 제정안은 모든 교육시설에 대한 안전점검·관리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육시설은 관련 법령이 마련돼있지 않았습니다. 시설의 노후화와 재난·재해 등에 대비한 체계적인 관리·감독이 어려운 실정이었지요. 하지만 이제 모든 교육시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우선 앞으로 모든 교육시설은 일 년에 두 번 이상 안전점검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또 ‘교육시설 안전인증제’가 도입됩니다. 유·초·중·고등학교는 연면적 100㎡ 이상일 경우 인증 대상으로, 학교 단위로 인증받게 됩니다. 대학 등은 연면적 3000㎡ 이상이 기준으로, 건물 단위로 인증받습니다. 폐교나 이전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인증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인증 등급은 우수, 양호 등으로 나뉘고, 결함이 발견되면 보수·보강 등 조치해야 합니다. 인증 유효기간은 5년을 원칙으로 하고, 인증심사 결과가 우수한 교육시설은 5년의 범위 안에서 최대 총 10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학교 건물을 건축하거나 학교와 인접한 대지(학교 경계 50m 이내)에서 건설공사를 할 때도 ‘안전성 평가’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있는지를 미리 살펴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이와 함께 법령 시행에 필요한 지원·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교육시설안전원’도 설립했습니다. 안전관리 업무에 전문성을 가진 민간단체인 교육시설재난공제회를 개편한 전문기관입니다. 시·도교육청 단위로 ‘교육시설 환경개선기금’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습니다.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개선이 필요한 교육시설을 제때 손보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법령 제정으로 교육시설 특성에 맞는 안전관리 기준·체계를 마련함에 따라 교육시설의 안전 사각지대 문제를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