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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문학으로 살기 좋은 세상 만들고 싶어요”

<응원하라2020-꿈을 향해 달리는 아이들>

서울대 사학과 진학 목표 효원고 유준우 군
모의고사 백분위 99.9… 다독이 공부 비결
인문학 지식 나누는 매니지먼트 사업 꿈꿔
어려움 살피고 이끌어준 부장 선생님 존경
재단 지원에 학업부담 덜어…“감사한 마음”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인문계열에 진학하면 취업이 어렵고 먹고 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흔한데요, 저는 인문학 인재들을 발굴하고 다른 분야와 접목·연계해 지식을 나누는 매니지먼트 사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인문학이 적성이고 소질인 인재들도 과학 분야 못지않게 잠재력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제 꿈은 그런 사람들의 재능을 키워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살기 좋게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회로 만드는 것입니다.”
 

유준우(경기 효원고3) 군의 목표는 서울대 사학과 진학이다. 인터뷰가 있었던 10일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았다는 유 군의 백분위는 99.9. 학교에서도 줄곧 전교 1등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학업 성적이 우수하다. 공부 비결을 묻자 그는 “평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특별한 게 없다”며 “어렸을 때부터 과학, 인문학, 예술 등을 통틀어 책을 많이 읽었는데, 다독이 바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 공부도 결국 독해력과 논리력 싸움이어서 꾸준한 독서가 언어적 인지능력과 수업 이해도를 자연스럽게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인문학 중에서도 역사 공부를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유 군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세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떤 재능이든 안목과 사고의 깊이가 있어야 그것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역사 속 인물들의 본받을 점보다는 피해야 할 점을 보면서 타산지석으로 삼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위대한 정복자나 발명가들의 삶이 말년까지 행복하게 사는 경우가 드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한다”고 밝혔다.
 

“역대 왕 가운데 영조는 재위 기간이 가장 길고 업적도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52년의 재위 기간 중 전반부인 15년 정도에 모든 업적이 몰려 있어요. 이후에는 사도세자 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과 실책이 많았는데, 아마도 어머니의 출신이 미천했던 데에 콤플렉스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영조의 삶을 보면서 저는 출생이라는 건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자신이 도달할 수 없는 이유로 조바심을 내면 결국 옹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떳떳하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누고 베푸는 삶을 꿈꾸는 만큼 시간을 쪼개 봉사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미혼모 가정의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멘토링을 자처하고 나섰다. 함께 도서관에 가고 시장에서 장을 봐 요리를 만들면서 평소 못 해봤던 경험을 만들어주고 사회 적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유 군은 “일주일에 두세 번, 두세 시간 함께한 것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부모님과 선생님의 육아와 교육활동은 얼마나 고된 일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며 “봉사를 하면서 베푼 것보다 배운 게 더 많았다”고 말했다.
 

유 군은 1, 2학년 때 학년 부장이었던 이행진 교사를 은사로 소개했다. 담임교사가 아님에도 학년 전체를 두루 살피면서 자신을 포함해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관심과 조언,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 교사는 특히 수학을 어려워했던 유 군과 수학을 제일 잘하는 동급생을 멘토로 맺어 서로 국어와 수학을 가르쳐주도록 했다. 1학년 겨울 방학 동안 함께 공부한 결과 2학년 중간고사에서는 두 학생 모두 전교권에 들 만큼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이 교사는 “준우는 현상을 한 가지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이면의 것까지 바라보는 넓은 시야와 비판적인 시선이 가장 큰 장점인데 어머니의 지병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학원에 다닐 형편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마음이 아파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여러 방면으로 고민했다”고 말했다. 
 

유 군은 올해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에 선발돼 교재비와 과외비 등 학업에 필요한 것은 물론 다가올 수시 원서비 등 입시활동에 필요한 금액을 지원받고 있다. 자소서를 쓰고 생기부를 점검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인문학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기에 힘든 고3 생활도 잘 견뎌낼 수 있다고. 그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는데 아이리더를 통해 학생으로서 제일 중요한 공부 걱정이 덜어지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