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성적 부풀리기가 일반계와 특목고, 자립형사립고 등 학교성격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성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특목고의 경우는 국어, 영어, 체육 교과에서 고3생 전원에게 ‘수’를 주었고 80~90%의 학생에게 ‘수’를 주는 일반고, 자립형사립고도 수두룩했다.
국회 교육위 안상수(한나라당) 의원은 18일 서울대 국감에서 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2004년 3학년 1학기 국어ㆍ영어ㆍ수학ㆍ체육 4과목의 성적별 학생 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특목고 중에는 제주과학고 재학생 10명 모두가 국어와 영어, 체육에서 ‘수’를 받았으며 전남외고는 105명 전원이 체육에서 ‘수’를 받은 것을 비롯, 국어 76.1%(80명), 영어 85.7%(90명), 수학 83.8%(88명)가 ‘수’를 획득했다. 전남과학고도 재학생 29명중 체육 28명, 영어 25명, 수학 23명이 ‘수’를, 전북과학고도 28명 중 국어 27명, 수학 27명, 영어 24명이 ‘수’를, 경기과학고는 학생 10명 중 국어 8명, 체육 9명이 ‘수’를 얻어 80~90%가 ‘수’재였다. 또 부산외고도 407명 중 국어, 수학, 체육에서 각각 64.1%(261명), 76%(309명), 61.2%(249명)가 ‘수’를 받았다.
이밖에 경기 과천외고는 495명 중 58.2%(288명)가 수학에서 ‘수’를, 또 계원예술고 346명 중에서는 62.7%인 217명이 체육에서 ‘수’를 받아 내신 인플레이션을 보였지만 전남외고 등에 비해 20% 정도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특히 과천외고 학생 중 국어, 영어에서 ‘수’를 받은 비율이 각각 47.5%, 37%였고 계원예술고 학생들도 국어, 영어, 수학 ‘수’ 비율이 35.5%, 41.6%, 29.8%에 그쳐 같은 특목고라도 ‘수’ 비율이 50~60%나 차이를 보였다.
자립형사립고에서는 전남 광양제철고가 358명 중 국어 83%(297명), 영어 75.1%(269명), 체육 63.4%(227명), 수학 60.6%(217명)가 ‘수’를 받아 특목고 못지않은 비율을 나타냈다. 해운대고도 277명 중 ‘수’를 받은 학생이 국어 78.3%(217명), 체육 72%(199명), 수학 54%(150명)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유독 영어에서 22%(48명)만 ‘수’를 받아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전북 전주상산고도 351명 중 체육만 81.5%(286명)가 ‘수’를 받아 비슷했고 국어(47%·166명), 수학(43.9%·154명), 영어(34.5%·121명)에서의 ‘수’ 비율은 다른 자립형사립고와 또 달랐다.
일반계고 중에는 부산 국제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수’를 받았다. 3학년 146명 중 국어는 88.4%(129명), 수학은 87%(127명), 체육은 96.6%(141명)가 ‘수’를 받았다. 인천여고는 381명 중 국어, 영어, 수학에서 수를 받은 비율이 20%대에 그쳤지만 유독 체육만 78.7%(300명)가 ‘수’를 받았고, 신명여고도 491명 중 단연 체육에서 83.5%(410명)가 ‘수’를 얻으면서 국어도 67.4%(331명), 영어도 52%(255명), 수학도 39%(192명)나 ‘수’를 받아 30%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밖에도 체육에서 전북 전라고가 284명 중 276명(97.2%), 부산 내성고는 344명 중 209명(60.8%), 경남여고는 398명 중 241명(60.6%)이 ‘수’를 획득했다.
그나마 타 시도에 비해 내신 부풀리기가 덜 포착된 경남에서는 김해고가 522명의 학생 중 309명(59.2%)에게 국어 ‘수’를 부여해 의혹을 샀다.
안상수 의원은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성행하는 성적 부풀리기로 내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내신 중심의 학생 선발로 하양평준화와 서울대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18일 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성적 부풀리기 방지대책’ 간담회에서 한 특목고 교사는 “80% 이상의 학생에게 ‘수’를 주는 것은 우리 학생이 다른 학교에서 평가를 받거나 전국평가를 받으면 그 정도 되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손해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일 뿐 잘못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