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은 24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11대 교육현안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교총은 '11대 교육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 청원운동' 결과도 발표하고 청원서를 청와대에 직접 전달했다.
기자회견은 강화된 방역지침에 따라 교총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 등 일부만 대표로 참석했다.
교총은 먼저 '11대 교육현안 해결 촉구 전국 교원청원운동'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월 1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교원청원운동에는 총 11만 2260명이 서명했다. 온라인 서명에 3만 6385명이 참여했고, 팩스 서명에 동참한 교원은 7만 5875명에 달했다.
교총은 "학교 현장을 무시하고 일방통행식의 정책으로는 교육에 미래가 없다"며 "교원의 열정을 되살리고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자는 현장의 염원이 거대한 청원 물결을 이뤘다"고 밝혔다.
청원 내용은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및 학교 비정규직 갈등 해소 ▲감염병 예방과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지자체 전담 안정적 돌봄체계 구축 ▲무분별한 유·초·중등 교육 이양 중단 ▲차등 성과급제 폐지 등이다.
하윤수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위기 속에서도 오늘 우리가 이자리에 선 것은 학교 교육과 학생의 미래를 걱정하는 현장 교원들의 애타는 절규를 전하기 위함"이라고 호소했다.
하 회장은 "현재 교실 현장은 코로나19로 수업 중인 교사가 사망하고 학생 감염이 확산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와 국회, 교육 당국은 포스트 코로나 교육이라는 애드벌룬만 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작 감염 예방과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경제논리를 앞세우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유·초·중등 교육 이양으로 학교를 정치장화 하고 자율성마저 훼손하고 있는 상황도 비판했다. 하 회장은 "교육공무직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으로 학교를 파업 투쟁의 동네북으로 만들고, 차등 성과급제와 불공정한 교원평가로 교단의 협력문화를 무너뜨리며 교사의 열정만 앗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조붕환 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은 "정부와 교육당국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기는커녕 공무직 학비연대의 파업으로 학교 현장을 노동의 장으로 변질되게 만들었다"면서 "학생을 볼모로 한 파업이 지속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는 교육을, 지자체는 돌봄 업무를 전적으로 수행해야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영벌 한국국공립고등학교교장회 회장도 "4차 산업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협업, 협력, 협동을 가르치라고 학교에 요구하면서 교사들에게는 갈등과 경쟁을 유발하는 교원성과급제를 적용한다"고 지적하면서 교원성과급제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영종 교총 수석부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면서 "예산 타령은 그만하고 하루 속히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회장은 "이런 현장 교원들의 아픔과 위기감이 거대한 청원 물결을 이뤄냈다"며 "교육적폐로 곪아터진 학교 현장의 아우성이자 우리 모두 자성해야 할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향해 "학교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등 11대 교육현안을 즉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 학교 현장을 무시한 일방통행식 교육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교원의 열정을 되살리고 학교 교육을 바로세우는 지원 정책 마련에 앞장설 것을 요구했다.
하 회장은 "교총은 교육 현장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청와대와 정부, 국회가 답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교총 대표단은 기자회견 후 11만 2260명의 서명 결과를 첨부한 '11대 교육현안 해결 촉구 청원서'를 청와대에 직접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