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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김은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전임연구원] 직장인은 언젠가 ‘은퇴’를 하게 된다. 은퇴 이후의 시기, 즉 은퇴기에는 자기 사업을 하지 않거나 임대수익 등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연금소득과 금융자산을 현금화해 얻은 돈으로 생활한다. 근로소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지출관리와 자산관리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은퇴 후에도 새로운 금융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금융교육 등을 통해 돈 관리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필요에 따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어드는 자산에 대한 조바심으로 고수익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지곤 한다. 어떤 일이든 기초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수익 투자상품에만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돈 관리의 기초부터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① 새로운 소비습관 형성하기

 

가장 중요한 것은 줄어든 소득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은퇴를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소비습관을 갑자기 바꾸기란 쉽지 않다. 매월 연금이 나오니까 한 번쯤은 무리해서 돈을 써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쓰다 보면 다음 달 연금만으로 신용카드 대금, 관리비, 병원비 등 꼭 필요한 돈마저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소비습관을 바꾸고 불필요한 지출 항목을 조절하는 것이 노후자금 관리의 첫걸음이자 가장 쉬운 방법이다. 불필요한 지출은 예산 수립과 가계부 작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가계부 앱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앱 사용이 불편하다면 새해를 맞이해 가계부 노트를 마련해보면 어떨까?
 

② 뜻밖의 지출에 대비하기

 

규칙적으로 나가는 생활비 말고도 뜻밖에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어느 정도 비상예비자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비상예비자금을 가지고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돼 재무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뜻밖의 지출에는 의료비, 경조사비, 집 수리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연간 기준으로 비상자금을 마련해 놓자. 자녀를 위한 지출(결혼, 유학 비용 등)은 비상금과는 성격이 다르고 액수도 크기 때문에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 적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65세 이상 1인당 진료비는 약 449만 원이며, 이 중에서 본인 부담 의료비는 약 105만 원이었다. 또 우리나라 은퇴자들은 연간 결혼식에 11.2회, 장례식에 5.1회 참석하고, 축의금으로 1회당 7만 원, 부의금으로 1회당 7.3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약 16번 정도의 경조사에 참석해 약 116만 원을 쓰는 것이다. 집도 시간이 흐르면서 여기저기 수리할 곳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느 부분은 수리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게는 몇십만 원, 많게는 몇백만 원의 수리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 
 

③ ‘돈 지키기’에 주력

 

은퇴 전까지는 ‘내 집 마련’, ‘자녀 교육’ 등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저축과 투자를 해왔다. 이런 재무목표는 ‘자산을 늘리는’ 목표다. 그러나 은퇴 이후에는 현재 보유한 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보유한 자산을 이용해 단기간에 큰돈을 벌고자 무리하게 투자해 손실을 입거나 금융사기를 당한다면 피해를 회복할 기회나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스트레스로 건강까지 나빠질 수 있다. 
 

④ 지금부터라도 부부가 함께 자산관리를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실시한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0대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의 57.9%가 ‘아내가 수입을 모두 관리하고 남편에게 용돈이나 생활비를 준다’고 답했다. 반대는 30.1%였다. 각자 수입 중 일부를 합하고 나머지는 각자 관리하는 경우는 7.4%, 한 푼도 합치지 않는 경우가 4.6%였다. 이제껏 각기 따로 자산관리를 해왔다면, 이제부터라도 부부가 함께 지출 및 자산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관리를 도맡던 배우자가 갑자기 사망한다면, 혼자 남은 사람이 계속해서 재무관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따라서 보유 재산 내역, 가입한 보험, 통장 보관 장소, 비밀번호 등 재무 관리에 필요한 기본 내용은 서로 공유하고 함께 관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⑤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에 미리 준비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 환자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현황정보에 따르면 추정치매환자와 추정유병률, 관리 비용들이 꾸준한 증가세다. 65세 이상 인구 738만 명 중 치매추정환자가 75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추정 치매 유병률은 10.16%를 기록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식단, 운동 방법 등 건강관리도 중요하지만 발생 시 돈 관리와 상속은 어떻게 할지도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 
 

치매 환자 등 자산관리가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에는 후견지원신탁(치매신탁)이 있다. 미리 금전을 신탁하고, 치매 등으로 후견이 필요한 경우 병원비·생활비 등에 대한 비용처리를 맡아주는 제도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금융서비스는 고령자에게 보유자산을 종합적으로 운용·관리하는 자산관리서비스가 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몇몇 금융회사에서는 고령자를 위한 여러 신탁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종류는 유언대용 신탁, 치매안심신탁, 성년후견지원신탁, 양육비지원신탁 등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각 금융회사에 상담을 통해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상품에 가입할 때는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심사숙고한 후 가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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