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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우직히 교육본질 되찾자

새해 신축년(辛丑年)이 밝았다. 신축이 의미하는 ‘흰 소’는 전통적으로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소의 해처럼, 우직(愚直)하고 근면하면서도 상서로운 기운이 우리 교육에 널리 퍼지길 기대해 본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 스탠퍼드대학 졸업 연설에서 “항상 갈망하고 우직(foolish)하라” 했던 말은 명언으로 회자 된다. 영어의 ‘바보 같은’(foolish)을 우직으로 번역했지만 ‘우직(愚直)’이란 단어는 어리석을 정도로 바르다(honesty)는 의미다. 어리석음이 아닌, 바름에 방점이 있다.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혹세(惑世)하는 기교 없이 바른 정도의 길을 간다는 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한 해,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어둠 속 미로를 걷는 듯한 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초유의 원격수업과 등교 수업을 반복하며 방역 안전까지 최소 1인 3역이 필요했다. 선생님 누구도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학교 밖 여기저기서는 볼멘소리가 나왔지만, 정착 우리 선생님들은 꿋꿋이 학교와 아이를 지켜냈다. 새해를 맞은 이 순간까지도 바보 같을 정도로 솔선하고 집단 지성을 발휘하며 난제를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은 학교를 셧다운(shutdown)하고, 대학 등 상급학교 입학을 위한 성적도 코로나19 이전까지의 점수를 환산하는 쉬운 길을 택했다. ‘케이 에듀(K-edu)’로 칭해지며 세계적인 이슈의 중심에 선 대한민국 교사는 등교 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학생 방역까지 도맡아 가며 우직하게 본분을 다해왔다. ‘방역 수능’까지 잘 치렀다. 정말 속임 없이 정직하게 맡은 소임을 다했다.

 

문제는 교육 위정자(爲政者), 그리고 이와 결탁한 세력이다. 정부와 정치권, 교육행정기관, 교육집단 간 정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며 사사로운 이익을 계산하는 지금의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 국가의 교육 거버넌스(Governance) 마저 이념적 동질성을 집단 간의 교육카르텔(Cartel)이 대한민국 교육을 오로지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외형적으로 공정, 평등, 인권 등을 내세웠지만 이는 언어유희에 가까운 기교이자 혹세였다.

 

유능한 인사의 공모라는 미명 아래 계속해 자기 사람만을 교장 등 주요보직에 앉혔다. 자기 자녀들은 특목고에 보내놓고 귀족학교로 폄훼하고, 평등이란 이름으로 폐지했다.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문제를 인권으로 포장해, 비뚤어진 인권 의식만 양산했다. ‘혁신학교’만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절대적 지향점이 됐다. 이 사고의 범주에 있는 자와 집단들이 교육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화합과 통합이 아닌 갈등과 반목이 이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것이자 생존 전략이다. 

 

교육은 특정 정파와 이념이 아닌 사회적 컨센서스(Consensus)가 교육과정, 즉 교육내용이 되어야 한다. 비뚤어진 또는 한쪽을 가린 시각으론 교육 본질을 교육과정에 그려낼 수 없다. 화려한 교육 현상(現像)에 숨어 있는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과 교육을 어지럽히는 교조주의(敎條主義)를 이길 수 있다. 말이나 행동에 그럴싸함이 없는 순진함과 정직함으로 우리 교육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껍데기가 알맹이 인척, 위선이 판치는 교육 세상을 바로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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